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에 그치는 등 안정세를 보인 가운데 제품 가격을 인상했거나 올릴 예정인 종목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가격 인상이 소비자물가에는 부정적이지만 그동안 원가상승 압력에 시달리던 기업에는 실적 개선을 이룰 바탕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 시장에 큰 영향을 줄 모멘텀이 없어 가격인상 등 시장의 변화에 투자자들이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롯데칠성음료와 농심과 같이 식음료 등 가격 인상 이슈가 있는 종목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멘트 종목 동반 급등 랠리=12일 코스피지수가 중국 수출입 지표 호조와 외국인 매도 규모 축소로 강보합으로 마감한 가운데 가격 인상 기대감에 시멘트 종목은 동반 급등랠리를 펼쳤다. 현대시멘트는 이날 전일보다 14.88% 상승한 5,790원에 거래됐다. 현대시멘트는 전 거래일에도 7.23% 상승했다. 성신양회는 4.80% 상승한 8,300원에 거래됐고 장중 8,34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아세아시멘트와 한일시멘트도 각각 3.64%, 4.04% 오르며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멘트 종목이 강세를 보인 것은 최근 대형 시멘트 업체들이 이달 중순부터 시멘트 가격을 10%가량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이채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시멘트업계가 이번 3월 가격 인상 계획을 이미 통보했다”며 “단순한 가격 정상화 단계를 넘어 2003~2007년 일본의 사례와 같이 산업의 중장기 상승 사이클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식음료 가격 인상 효과 톡톡=식음료주는 상품가격 상승으로 톡톡히 효과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달 초 가격을 인상한 식음료 업종 주가는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이미 큰 폭으로 뛰었다.

　과자 가격을 평균 8% 올린 농심 주가는 이달 들어 9.86% 상승했다. 제품값을 7.1~10% 인상한 크라운제과는 2.40%, 17일부터 평균 6.4%씩 빵값을 올려받기로 한 삼립식품은 8.03% 올랐다.

　전문가들은 식음료 종목에 대해 시장 대비 강세 흐름이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제품의 가격 인상은 식음료 업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며 “최근 3개월간 단행된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 추이를 볼 때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률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는 2009년보다 더 큰 폭의 평균적 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판매량 회복이 예상되고 제품가격 인상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올해 식음료 업종의 전반적인 실적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으로 식음료 업종 실적 개선폭이 상당히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원자재가가 전반적으로 내려 상대적으로 원가절감 효과도 주가 흐름을 좋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롯데칠성음료와 농심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