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 상장사 ROE 시중금리 넘을까

자본 효율성의 척도인 자기자본수익률이 올해는 힘들지만 내년에는 기업의 실적호전에 힘입어 시중금리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비금융상장사의 ROE는 80년대이후 집계치가 발표된 이후로 단 한차례도 시중금리를 넘어서지 못해 기업경영의 비효율성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지목돼왔다. 지난 11일 동원증권 경제연구소는 상장사 결산 전망을 통해 은행, 증권, 종금, 리스, 금고, 보험을 제외한 상장 498개사의 당기순이익이 올해 14조1,389억원을 거쳐 내년 17조4,271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종목별 예상치를 합하는 바텀업(BOTTOM-UP)방식으로 전체 순익을 냈기 때문에 경제상황이 급변하지 않으면 수치자체가 크게 변할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전망대로라면 올연말 비금융상장사의 ROE는 대략 7.85%에 달하게 된다. 이는 올해 비금융상장사의 예상 순이익을 이들회사의 연말 예상 자기자본 규모 180조원으로 나눠준 값이다. 비금융상장사 중 12월결산법인의 자기자본은 지난 6월말 현재 174조9,200억원에서 연말까지 추가증자를 통해 5조원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결산외 상장사의 자 본은 1조원정도다. 전문가들은 내년말 자기자본이 19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2000년 ROE가 9.17%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연간으로는 사상최고치에 육박할뿐만 아니라 현재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정동배(鄭同培)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수익성위주로 기업경영진의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향후 전망은 낙관적』이라며『이정도 ROE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온기선(溫基銑) 동원증권 경제연구소 실장은 『ROE가 시중금리를 능가하면 주주자본을 끌어들여 달성한 수익이 자본의 기회비용을 제하고도 남게된다』며『국내기업의 경영체질이 질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국제 유가와 국내 시중금리의 동향이 불안한 점을 들어 내년도 이후 기업의 수익성이 그만큼 개선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유증권의 김경신(金鏡信) 이사는 『유가와 금리의 소폭 변동에도 국내 기업은 타격을 입을수 밖에 없다』며 『하반기에 이어 내년에도 기업수익이 고속 성장세를 보일지는 가봐야 안다』고 말했다. 金이사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기업비용의 절감효과가 내년에는 반감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서울증시가 미국 뉴욕증시처럼 질적 도약을 이뤄낼수 있을지의 여부는 상장사의 ROE등 수익성 지표의 향방에 달려 있다고 믿고 있다. 강용운기자DRAGON@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