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위기 등으로 주택시장에서 시작된 침체가 상가시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20일 상가중개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상권의 점포 권리금이 6~10%가량 하락하고, 임대료도 4~8% 떨어졌다. 또 신규분양상가에서도 미분양점포가 쌓이는 등 상가거래시장이 냉각기에 들어갔다.
이는 최근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상가점포 매출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 소자본으로 창업을 했던 영세상인들이 매출부진으로 점포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매물이 넘쳐 시세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영업권리금의 경우 기존 1년간의 평균 매출이익을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점포 매출부진과 더불어 동반하락 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인테리어ㆍ설비 등에 관한 시설권리금도 신규입주희망자가 없어 거의 바닥권이다. 오히려 신규입주예정자가 기존 시설을 없애는 데 비용이 든다며 철거비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나올 정도.
우수 상권으로 꼽히는 서울 중구 명동일대 점포도 지난 3개월여 사이 권리금과 임대료가 5~7%하락했다. 10평대 A급 1층 점포권리금이 연초보다 500만~1,000만원 하락한 9,000만~1억5,000만원, 월 임대료(보증금 1억5,000만원 기준)도 50만원 내린 75만~~95만원 선에서 책정되고 있다.
강남역 일대도 사정은 비슷해 도로변 10평짜리 1층 점포의 경우 권리금이 7,000만~1억원(연초 7,500만~1억1,000만원), 월 임대료가(보증금 1,500만원기준) 90만~130만원(연초 100만~150만원)으로 하락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상권으로 꼽히는 신도시의 아파트단지 내 상가에서도 시세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부천 중동의 경우 1층의 10평형대 단지 내 상가 월 임대료(보증금 3,000만원기준)가 지난 1월초보다 10만원 가량 하락한 80만~95만원을 나타냈다. 또 권리금도 평균 7~8%가량 내려갔다. 다만 학원 용도 등의 중ㆍ대형 점포만은 강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상가시장이 위축되자 신규 상가분양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분양점포가 적체되면서 따라 분양가 할인이나 중도금 금융혜택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 즉, 분양업체 21세기녹원은 서울강서구 염창동 동아아파트의 단지내 상가를 5%가량 할인한 평당 150만~900만원에 내놓았다. 또 유원건설은 서울강북구 미아동 `뉴타운빌`내 상가의 분양중도금을 무이자융자 알선해준다. 이밖에도 서울, 수도권 일대에서 20여 곳의 업체가 분양가 할인 및 중도금 융자알선을 통해 분양실적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박용상 하나컨설팅대표는 “지난해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을 우려한 점포주들이 일제히 임대료를 올려 받았으나 최근 상가입주수요가 줄면서 거품이 빠지고 있다”며, “이 같은 상가시장 침체는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