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고(故) 서정우(22) 하사와 고(故) 문광욱(20) 일병의 묘를 찾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대전 현충원에서 부친 묘소를 참배한 뒤 사병3묘역 서 하사와 문 일병의 묘소를 찾은 안혜숙(53)씨는 "가족들과 얼마 전 현충원 방문계획을 세우고 왔는데 젊은 군인들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고 이곳에 묻혔다는 소식을 듣고 참배하러 왔다"며 "아들 가진 부모로서 자식 잃은 부모를 생각하니 눈물만 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경기도 일산에서 온 정군기(50)씨는 "딸이 대학 수능시험을 보느라 오랫동안 할아버지 묘소를 찾지 못해 딸과 함께 대전현충원을 찾았다"며 "젊은 오빠들이 나라를 지키다가 북한의 무도한 공격에 귀중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과 분단현실의 아픔에 대해 딸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온 부천농협 소사지점장 김명식(55)씨는 "6ㆍ25 한국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했던 부친 묘소도 찾고 연평 해병 전사 묘소를 방문하기 위해 시간을 냈다"며 "다시는 젊은이들의 귀중한 목숨을 빼앗는 일이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양해완(70)씨는 전날 북한이 민간인 사망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데 대해 "연평도에는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말인가"라며 "민간인을 인간방패 삼고 있다는 말에 황당함을 넘어 분노가 치밀고 있다"고 격분했다.
이에 앞서 전날 오전10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는 서 하사와 문 일병의 영결식이 해병대 현역과 예비역 등 500여명의 눈물 속에 해병대 최고 예우인 해병대장으로 엄수됐다.
장의위원장인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은 조사에서 "극악무도한 만행을 저지른 북한에 우리 해병을 죽고 다치게 한 대가를 반드시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백 배, 천 배 갚아주겠다"며 "영원한 해병이 돼 편안히 잠드시라"며 슬퍼했다.
서 하사의 동기생 하민수 병장은 "서북도의 수호신이 돼 연평도를 지키는 우리들에게 힘이 돼달라. 하늘나라 가서 아무런 걱정 없는 곳에서 잘 지내기를 바란다"며 눈물을 흘렸다.
영결식에 이어 성남시립화장장을 거친 두 해병의 유해는 당초 예정시각보다 50분가량 늦은 오후3시 50분께 대전현충원에 도착했고 서 하사는 사병 제3묘역 310묘판의 36506호에, 문 일병은 바로 옆 36507호에 각각 묻혔다.
문 일병의 아버지는 목비를 쓰다듬으면서 "우리 아들 다음에 만나자. 아빠 이제 갈게"라고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