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임직원들에게 우리사주를 담보로 대출해 준 금융기관이 주가가 급락하자 대출금 회수를 위한 검토에 돌입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과 우리은행, 한국증권금융 등 3개 금융기관은 29일 하이마트 주가가 장중 4만6,000원선으로 떨어지자 지난해 6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우리사주를 담보로 주식대출을 받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대출금 회수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금융기관은 하이마트 임직원들에게 약 84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해 주면서 ‘주가가 공모가(5만9,000원)보다 20% 이상 하락(4만7,200원 이하)할 경우 대출금의 20%를 즉시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농협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시 주가가 공모가 대비 일정 수준 하락하면 떨어진 만큼 현금 상환하도록 하는 내용의 계약조항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주가추이를 좀더 지켜본 뒤 내주 중반쯤 회수에 나설 지 여부를 최종 결론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하이마트 임직원 전체 주식담보대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내부적으로 회수를 유예할 지, 아니면 현금상환 규모를 대출금의 5~10%로 낮춰줄 지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또 “이 대출 건에 대해서는 다른 대출기관과도 서로 협의할 필요가 있다”며 “주말께 논의를 거쳐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증권금융도 자금회수에 적극 나설 태세다. 한국증권금융은 자사주 매입자금 대출을 할 때 회사 등급별로 원금회수율을 달리 적용하고 있는데, 하이마트의 경우 주가가 공모가 대비 20~30% 하락할 경우 즉시 원금 일부를 회수하도록 돼 있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주가가 30% 이상 하락할 경우 바로 원금회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자사주 매입자금 대출을 많이 해 봤지만, 하이마트와 같은 경우는 전례가 없다”며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금융기관도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의 대출금 회수 검토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이마트 직원들도 술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트 내부를 잘 아는 업계의 관계자는 “하이마트 직원들이 급전을 빌리기 위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금융기관이 자금회수에 나서면 직원들이 뜻하지 않게 신용불량에 빠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