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에 대한 위기감에 휩싸여 있는 한나라당이 30일 내년부터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구간의 추가감세를 손보기로 하는 데 일정 부분 공감대를 이뤘다.
또한 '부자감세'의 덫에 빠질 수 있는 소득세 최고구간의 추가감세에 대해서는 큰 이견 없이 철회하기로 했다. 특히 쟁점인 법인세 최고구간의 감세철회에 대해서도 추가감세 찬반 양측 모두 절충 의지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현 정부는 앞서 법인세를 과표에 상관없이 3%포인트 인하했으며 내년부터는 과표 2억원 이상의 최고구간에 대해 현행 25%에서 22%로 3%포인트를 추가로 낮출 계획이다. 소득세는 과표 8,800만원 이하에 대해서는 2%포인트씩 인하한 데 이어 내년부터 과표 8,800만원 초과 최고구간에 대해 35%에서 33%로 낮출 계획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추가감세 철회를 강력히 주장하는 신주류의 김성식 의원은 발제를 통해 "감세를 하려면 재정을 통제해야 하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지난 4년간 96조원의 재정적자가 이뤄졌다"며 "법인세 최고구간의 추가감세는 철회하되 중간에 구간을 하나 만들어 중소기업에 대한 추가감세는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ㆍ중소기업을 따지지 말고) 고용을 많이 창출하고 연구개발(R&D)을 많이 하는 기업은 조세와 재정지원을 과감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건전성도 보수의 가치라고 강조한 김 의원은 "법인세 추가감세시 연 4조원의 세수가 덜 걷히는데 당장 내년에 중간 예납과 원천세 등 1조6,000억원의 마이너스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추가감세론자인 나성린 의원은 발제에서"법인세 인하는 (기업에 대한 세금지원을 비슷하게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기업의 투자시 법인세에서 3~4%를 공제하는) 임시투자세액공제와 함께 고려하자"며 "추가감세를 하려면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의 원칙에서) 임투를 폐지하고 추가감세를 철회하면 임투공제를 유지하자"고 제안했다. 다시 말해 정부가 임투공제를 올해 말 폐지할 방침을 굳히는 것에 대해 법인세 최고구간 추가감세든 임투공제든 어느 한쪽은 혜택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소득세 감세로 소비가 더 줄어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고 법인세 감세로 설비투자가 더 줄어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감세정책을 평가했다.
소득세에 대해서는 두 사람 다 "과표 8,8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도 그 이전 구간은 감세혜택을 봤다"고 공감한 뒤 최고구간 추가감세 철회에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나 의원은 "현행 최고구간의 추가감세를 철회할 수도 있고 과표 1억2,000만원까지는 추가감세를 해주고 초과시 최고세율 35%도 적용하는 안을 같이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추가감세 철회에 대해 큰 틀에서 입장을 정리한 뒤 앞으로 정책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차원에서 야당과 협의해 정책쇄신의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장 출신인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구간의 추가감세 폐지는 물론 임투공제 폐지도 민주당의 입장"이라며 "한나라당은 예산부수법안이라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자고 하지만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법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