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軍등 발병 막아라" 예방교육 강화 국제선 항공 전노선으로 검역 확대 국내 병원들도 별도진료실 등 마련
입력 2009.04.28 17:19:43수정
2009.04.28 17:19:43
국내에서 돼지 독감(SIㆍ돼지인플루엔자) 추정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정부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정부는 28일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의 주재로 보건복지가족부ㆍ농림수산식품부ㆍ외교통상부ㆍ질병관리본부 등 관계 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학교ㆍ군 등 집단생활을 하는 곳에서 SI가 번질 가능성이 큰 만큼 예방 및 신고요령을 철저히 교육하고, 집단급식 대책도 검토하기로 했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입국 검역 상황을 종합 점검했다. 임관식 인천공항검역소장에게서 검역 현황을 보고 받은 전 장관은 입국 검역장으로 이동해 입국자들의 발열 상태 확인 시스템을 직접 확인했다. 전 장관은 "국내 모든 입국자들에 대한 발열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최근 위험 지역에 다녀온 승객 명단을 역추적해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맞춰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북ㆍ중미발 SI의 세계적 유행 조짐과 관련해 북중미 노선에 대해서만 시행하던 검역 강화 조치를 다음달 10일까지 모든 국제선 항공 노선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의 한 관계자는 "SI가 유럽과 아시아로 확산됨에 따라 SI 위험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서도 검역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위험국 입국자 명단을 주거지 보건소로 통보해 예찰활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사람 가운데 열이 있거나 급성 호흡기증상이 있는 사람은 SI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간이검사(RAT)를 받게 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돼지 사육농가 검역 강화, 미국 보건당국과의 공조체제 구축을 통한 멕시코ㆍ미국 여행자에 대한 검역조사 강화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병원들도 비상 대응체제 마련에 들어갔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SI 대책회의를 갖고 응급실 밖에 '야외예진실'을 별도로 만들어 의심환자를 진료하기로 했다. 이는 외래나 응급실을 통해 독감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방문했을 경우 초기에 격리해 인플루엔자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이 병원은 또한 과거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발생했을 때에 준해 응급치료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일단 병원에 온 환자를 야외 진료실에서 예진한 뒤 자연치유가 가능하면 귀가하도록 조치하고,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할 때는 국가에서 지정한 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도 과거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SI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경기도ㆍ대구 등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SI 비상 방역체제에 들어갔다.
경기도는 29일 시ㆍ군 보건환경연구원, 각 보건소를 중심으로 24시간 SI 감염 의심 환자 발생 상황을 점검하도록 했다. 경기지역 전 의료기관에는 인플루엔자 유사 증상 환자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도록 하고 의사협회와 병원협회에도 이 같은 관리에 협조를 당부했다.
인천시는 시내 냉동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미국산 돼지고기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조사 대상 양돈 수를 확대할 방침이다. 인천시 가축위생시험소 이성모 소장은 "이번 SI 발병으로 관내에서 사육하고 있는 돼지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냉동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조사에 나설 방침" 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29일부터 구ㆍ군 보건소, 보건환경연구원, 교육청, 식약청, 검역소, 소방방재청 등과 공동으로 SI 인체감염에 대비한 관계기관 비상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가동할 예정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SI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항바이러스제 및 백신 구입비용을 반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