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일본재단' 기금유입 논란 확산

"1995년 일본 극우세력의 자금이 연세대에 유입돼 연구기금으로 쓰이고 있다"는 이 대학 교수협의회의 주장을 둘러싸고 학내외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교수협의 보고서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이사가 연구기금의 명예이사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혀 이를 둘러싼 논란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연구기금 사무총장인 사회학과 유석춘 교수는 31일 "기금의 성격보다 실제 어떤 활동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연구기금이 일본 우파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활동에 쓰인 적은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사사카와 료이치가 설립한 일본재단은 선박진흥회의 경정(競艇) 수입 가운데 일부를 공익 사업에 투자하도록 한 일본 국내법에 따라 만들어진 재단"이라며 "극우파의 돈이 유입됐다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는 "연구기금에 일부 일본 인사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나 그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활동을 꾸려가고 있으며 `일본재단'으로부터 어떠한 영향력도 받지 않고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현재 이사진 가운데 극우파 교과서인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관계자들이 포함됐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연구기금을 통한 동북아 연구 사업은 계속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앞서 교수협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일본 재단 이사진에 새역모를 지원하는 기업인과 교수들이 포함됐으며 아시아연구기금에도 극우 외교평론가이자 새역모 회원인 오카자키 히사히코(岡岐久彦)씨가 창립이사로 참여했었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기금의 정관에 `이사장은 연세대의 전현직 총장이 맡는다'는 조항이포함돼, 연구기금이 독립법인임에도 사실상 연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창영 총장도 연구기금에 대한 논란에 직접 언급은 피하면서도 "이사장은 당연직이어서 맡았다"고 말해 대학과 연구기금이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아시아연구기금은 ▲ 동북아 평화안보 ▲ 경제협력 ▲상호 역사ㆍ문화이해 증진을 기본 목표로 1995년 일본재단의 기금 75억원을 받아 설립됐다. 사사카와는 2차 대전 당시 전범 혐의로 체포된 전력이 있는 극우정치세력의 핵심 인물로 복역 후 경정(競艇) 사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 재단을 설립했다. 이 때문에 95년 기금 설립 당시 학내 반발이 불거졌고 송 자 당시 총장은 기금을 학교 외부의 독립 법인으로 출범시킨 바 있다. 95년 당시 학내 교수들이 반발해 독립 재단으로 출범한 연구기금은 마포구 동교동에 사무실을 운영해오다 지난해 7월 연세대 내 새천년관으로 옮겼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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