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증권감독원이 증권가 악성루머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합동단속에 들어갔다. 이번 단속에서는 특정기업, 또는 특정인에 대한 음해성 유언비어의 생산유포를 비롯, 증시 및 주가에 대한 근거없는 풍설유포 등이 중점 대상이다.검찰과 증감원이 합동 단속에 들어가게 된 것은 악성루머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심하면 기업도산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폐해의 심각성을 인식한 탓이다. 최근들어 악성루머는 기아사태와 대기업들의 연쇄부도, 증시침체, 정국불안 등을 틈타 극성을 떨고 있다. 들어 맞는 것도 있지만 맞지 않는 것이 태반이다. 검찰과 증감원의 단속이 기대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증권가의 악성루머는 대개 경쟁기업의 신용훼손, 주가 시세변동 등이 목적이다. 진원지는 대주주 등 회사관계자와 증권사 직원, 투자자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또 객장의 상주고객들이 자신의 정보력을 과시하기 위해 단순 흥미거리로 알고 있던 풍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부풀려지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악성루머는 확대 재생산되면서 빠른 속도로 유포되고 있다.
악성루머가 무서운 것은 해당기업의 주식폭락은 물론 은행권의 대출중단, 채권회수 등으로 이어지면서 건실한 기업도 도산으로 몰고 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악성 루머의 대상이 됐던 (주)진도의 경우 지난주 부도루머에 휩싸이면서 7천원대를 유지하던 주가가 3일만에 4천7백50원까지 곤두박질했다. 이미 약속돼 있던 신규대출까지 보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는 악성루머에 대한 검찰 단속방침이 발표되자 주가가 회복세로 돌아섰다. 현재 증시에서 유포되고 있는 악성루머 가운데는 30대그룹가운데 모 기업의 부도설과 모 기업회장이 정치인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설 등으로 어수선하다. 특히 정국불안은 악성루머를 부추기고 있다.
악성루머는 우리경제의 공적이다. 국가경제를 파탄으로 몰아갈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검찰과 증감원은 상시 감시체제를 유지키로 하고 적발되는 사범은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악성루머는 단속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숨어버릴 뿐이다. 결국 악성루머가 발을 붙일 수 없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증시의 공시제도확립도 한 방편이다. 이의 전제로서 기업에 대한 증시의 감시체계가 제대로 작동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검찰과 증감원의 합동단속은 다소 늦기는 했지만 그래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