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축구가 힘을 못 쓴다더니 정작 몰락한 것은 아시아였다.
아시아 지역 예선을 통과해 2006 독일월드컵축구 본선에 오른 4개 나라가 모두 조별리그 관문을 넘어서지 못했다. 단 한 팀도 16강에 올려놓지 못한 대륙은 아시아가 유일했다.
사실 아시아 나라들의 이런 월드컵 성적표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지금까지 아시아 국가들이 조별리그를 통과한 예는 1966년 북한, 1994년 사우디아라비아,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 개최국이었던 한국과 일본 등 4개 나라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2004년 아시안컵 챔피언 일본이 호주에 1대3, 브라질에 1대4로 패하는 등 수비에 문제점을 드러내 1무2패에 그쳤고 아시아에서 가장 유럽식 축구를 구사한다는 이란 역시 멕시코에 1대3, 포르투갈에 0대2로 진 뒤 월드컵 처녀 출전국인 앙골라와 1대1로 비겨 겨우 승점 1을 챙겼다.
‘아시아의 맹주’라며 큰소리치던 사우디 아라비아는 지난 2002년 대회 독일 전 0대8로 완패 당하는 망신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우크라이나에 0대4로 지는 등 1무2패로 조 꼴찌를 면치 못했다. 한국이 그나마 좋은 성적인 승점 4를 따냈지만 그 가운데 1승은 이번 대회 승점을 1점도 못 올린 3개국 중 하나인 토고를 상대로 한 것이라 다소 빛이 바랬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다음 월드컵 지역예선부터 호주가 아시아로 편입된다 하더라도 아시아의 월드컵 출전 권을 늘려달라는 소리는 별로 힘을 얻지 못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