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배후엔 비밀조직 있었다?

■ 다크 플랜… 짐 마스 지음, 이른아침 펴냄


'영국의 수상 처칠이 아니었으면 2차 세계대전은 히틀러의 승리로 종결됐을 것이다,''한국전쟁은 소련연방과 중국 공산당의 지지를 받고 김일성이 저지른 침략전쟁이다.' 유명 정치 지도자와 거대 자본가에 의해 운명이 결정된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는 인류 역사의 한 단면이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 짐 마스는 그러한 믿음은 순진한 발상일 뿐 진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배후에서 실질적으로 조정하는 숨은 실력자들이 인간의 모든 역사를 결정해 왔다는 '음모론'을 제기한다. 그가 말하는 슈퍼 파워집단은 중세 '템플기사단'을 비롯해 18세기 '일루미나티'와 '프리메이슨' 그리고 20세기 '삼각위원회' 등으로 그들은 이름만 알려져 있을 뿐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영화와 소설 등에서 이들에의 이미지를 확대ㆍ왜곡하지만 저자는 비밀 결사체들의 막강한 영향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짐 마스는 대외관계협의회, 삼각위원회, 빌더버그 등 지금까지도 전 세계 정치ㆍ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비밀 조직들을 상세히 설명한다. 특히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 걸프전의 발발 원인과 전쟁을 주도한 진짜 주인공들로 비밀 조직을 지목한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전쟁을 꼽는다. 한국전을 배후에서 조정한 단체는 유엔 창립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미국의 외교협회(CFRㆍCouncil of Foreign Relations)라는 것. 트루먼 행정부의 국무부 장관이자 CFR 회원인 딘 애치슨은 "한국은 미국의 방어선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함으로써 김일성에게 남침을 감행할 신호를 줬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1949년 미국과 소련 양국이 한반도 주둔군을 대부분 철수시킨 뒤 김일성이 1950년 1월 '통일의 해'를 선포하고 38선을 따라 병력을 집결시켰던 긴박한 상황에서 미국이 보였던 '석연치 않은' 대응에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의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한편 이 책의 도입부인 1장에는 로즈와 러스킨, 스컬&본즈, 면세 재단과 알파벳기관 등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비밀 조직의 계보도 설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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