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탄생 예감

■ LPGA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1R
신지은 노보기 7언더 단독선두… 메이저서 데뷔 첫 승 거둘지 관심
담 걸린 박인비, 2언더 23위 선방… 29위 내 마치면 1위 탈환 가능성

세계랭킹 36위 신지은(23·한화)이 메이저 대회에서 보기 없이 7언더파를 몰아치며 신데렐라 탄생을 예고했다.

신지은은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CC(파73·6,670야드)에서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1라운드 단독 선두로 나섰다.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인 이번 대회는 지난해까지 LPGA 챔피언십으로 열리다 올해 이름을 바꿨다. 총 상금은 350만달러(약 38억9,000만원). 지난해보다 125만달러 늘었다. 우승 상금도 2배 가까이 뛰어 63만달러다.

2011년 LPGA 투어에 데뷔한 5년 차 신지은은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할 기세다. 단독 2위인 17세의 캐나다 신예 브룩 헨더슨(6언더파)과는 불과 1타 차지만 보기 없이 이글 1개에 버디 5개를 잡을 정도로 샷과 퍼트 감각이 모두 최고조에 오른 느낌이다. 전반에 버디 3개를 기록한 신지은은 후반 들어 14번홀(파3)에서 버디를 보탠 뒤 15번홀(파5)에서는 이글까지 터뜨렸다. 마지막 18번홀(파5)도 버디로 마무리하면서 신지은은 자신의 메이저 최소타 기록을 2타 줄였다. 평균 269야드까지 날아간 드라이버샷은 페어웨이를 한 번밖에 놓치지 않을 정도로 정확하기까지 했고 아이언샷도 세 번 빼고는 모두 그린에 안착했다. 퍼트 수 27개로 퍼터 또한 말을 잘 들었다. 신지은은 경기 후 "리더보드에서 캐리 웹이 한때 6언더파까지 끌어올린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6언더파를 치지?'라는 생각이었는데 끝나고 보니 내 스코어는 7언더파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첫 승을 올릴 때가 된 것 같다. 메이저니까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여덟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신지은은 2006년 US여자주니어 챔피언십 우승, 2010년 LPGA 시메트라(2부) 투어 우승 등의 경력이 있다. 2부 투어 상금랭킹 4위에 올라 2011년 LPGA 투어에 진출했다. 제니 신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지만 국적은 한국인 그는 2012년 HSBC 챔피언스 공동 2위가 LPGA 투어 최고 성적이다. 올 시즌은 2월 호주 여자오픈 공동 4위 등 10위 안에 2차례 들어 상금 22위(26만달러)에 올라있다.

스폰서 초청선수로 나온 헨더슨은 12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대로 넣을 뻔했다. 앨버트로스를 아깝게 놓친 헨더슨은 이글을 잡았고 자신의 마지막 홀인 9번홀(파5)에서 보기를 기록해 6언더파로 마쳤다. 헨더슨이 우승하면 메이저 최연소 우승 기록이 다시 쓰인다. 메이저 7승을 자랑하는 웹(호주)은 5언더파 공동 3위. 지난해 9월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웹을 상대로 역전 우승했던 김효주(20·롯데)는 김세영(22·미래에셋),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등과 함께 3언더파 공동 8위다.

한편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이어 10년 만의 단일 메이저 3연패에 도전하는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선두에 5타 뒤진 2언더파 공동 23위로 출발했다. 버디 5개를 잡았지만 퍼트(32개)가 흔들려 보기도 3개를 범했다. 대회 직전 프로암 때 등에 담이 걸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는 "스윙이 제대로 될지 걱정했는데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며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선지 긴장감이 도는 경기를 했다. 티샷과 아이언샷이 모두 정확해야 하며 그린도 딱딱해 퍼트 역시 잘해야 우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13번홀(파4) 그린에서 퍼트를 위한 어드레스 때 볼이 움직여 1벌타를 받는 불운을 겪었다. 1언더파 공동 40위. 세계 2위 박인비가 29위 안에 들면 리디아 고의 성적에 따라 세계 1위를 탈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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