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기지내 식품 9% 이상 암시장 유통 추정

'식품 빼돌리기' 대책 부심… 유통 추적 프로그램 마련.적용

주한미군기지에서 판매되는 식품 상당량이 우리나라 암시장에 몰래 내다 팔리고 있어 주한미군측이 대책마련에 나섰다. 28일 미군 전문지인 `성조'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기지내에서 팔린 식품에 대한 유통경로를 추적하기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 작년 1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적용한 결과 전체 구매식품의 9% 이상이 국내 암시장에 내다 팔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전체 구매자의 9.4% 가량이 암거래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미군측은 기지내에서 식료품 등을 판매하는 12개 판매점에서 물품을 살 수있는 5만여명의 구매자 중 암시장에 물품을 내다팔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117명의 구매행태를 분석해 전체에 대입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200만 파운드의 갈비와 100만개의 핫도그 소시지, 25만세트의 치즈 등 약 720만달러 어치가 암시장에서 유통됐다는 것이다. 이를 암시장 가격으로 환산하면 2천4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주한미군측은 추산했다. 이 기간 구매자 행태를 분석한 프로그램 데이터 결과에 따르면 117명의 암거래 의심자들 중에는 최대 핫도그 소시지 1만2천848개, 갈비 6천646파운드, 햄버거 패티1천154개, 꿀 802병, 치즈 555상자, 비타민 212병 등을 구매한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자료(DB)는 주한미군 당국이 작년에 일반적인 구매 트랜드와 암거래를 위한 구매행태를 꾸준히 비교하면서 구축됐다. 예를 들어 핫도그 소시지를 매주 몇 번이나 구매했지만 그에 사용되는 핫도그빵을 구매하지 않은 구매자가 암거래 선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주한미군측은 자체 법률 실무책임자와 우리나라 관세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서울 용산기지에서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정보공유 시스템을 구축하고 암거래 분배조직에 대응하기로 했다고 회의에 참석한 한 관세청 관계자가 밝혔다고 `성조'는 보도했다. 주한미군은 또 맥주 등 주류가 암시장에 빼돌려지는 물품의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물품 목록을 담당하는 요원을 증원하고 물품 자동체크 시스템을 설치해이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공군의 세관을 담당하고 있는 레스티 앤딘 소령은 "데이터 결과는 기지내 상품이 어떻게 밖으로 빠져나가는 지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며, 수치 역시 하나의 견본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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