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는 어린이에게는 꿈과 희망을 주고,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돼 새겨준다. 하지만 만화 속의 캐릭터는 대박을 만들어낸다.
지난 한달 동안 일본열도는 `아톰 열풍`으로 뜨겁게 달아 올랐었다. 지난 달 7일이 우리들에게 너무도 친숙한 우주소년 아톰의 40살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일본 만화계에 거목인 `데즈카 오사무`가 창조한 아톰은 135㎝, 30㎏의 아기 로봇이다. 하지만 인간보다 1,000배 이상 뛰어난 청력과 10만 마력의 힘을 발휘하며 악당을 물리친다. 아톰은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으며 일본인들을 단결시켜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데 톡톡히 한몫을 했다.
이러한 아톰의 괴력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장기불황에 시달리는 일본경제의 기폭제 역할을 아톰이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후지TV를 통해 새 아톰시리즈가 방영되면서 식품, 자동차, 패션 등 소비재 산업전반에 본격적인 특수가 일고 있다. 한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아톰특수는 약 5,0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에서도 부천시를 중심으로 김수정씨의 아기공룡 `둘리` 탄생 20주년을 맞아 `둘리 붐`을 조성하고 있다. 한국 최고의 캐릭터로 수십 억원의 시장을 만들어 낸 둘리를 발판으로 캐릭터 산업의 부흥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흔히 캐릭터 산업을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산업이라고 말한다. 한번 성공하면 인접 상품으로 발전되는 연쇄반응으로 엄청나 부가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뛴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국의 캐릭터 산업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충분한 가능성과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아직 영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캐릭터 산업의 성장을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는 캐릭터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법 제도 정비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복제 천국의 악명을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 원천적으로 불법복제 유통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캐릭터를 담보로 인정해 보증해 줌으로써 업체들에게 충분한 실탄을 지급해주는 일도 필요하다.
관리 노하우의 부족도 문제다. 토종 캐릭터들은 고품질에도 불구하고 중국, 타이완 등으로 덤핑으로 팔려나갈 뿐 아니라 현지에서 불법적으로 복제돼 유통되고 있다. `스누피`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UFS는 매년 새로운 형태의 매뉴얼을 발표해 이를 따르지 않는 업체들과 과감히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
오는 7월 16일부터 코엑스에서 국내 최대규모의 캐릭터 전시회가 열린다. 특히 올해는 첫날을 `비즈니스의 날`로 정해 국내외 업체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한국 캐릭터 산업의 부흥을 기대 해 본다.
<강창현(성장기업부 차장) chk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