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등 대형주들의 `거래소행(行)`이 이어지면서 코스닥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비(非)IT 대형주들의 이탈을 계기로 IT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돋아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스닥 시장이 변동성이 커지면서 유행에 민감한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버팀목` 빠진 코스닥= 엔씨소프트ㆍSBS에 이어 4일 시가총액 2위였던 강원랜드가 거래소로 옮겨갔다. 강원랜드의 이전으로 시총 2위로 올라선 기업은행도 지난 2일 증권거래소 상장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아 이전을 추진중이며, 시총 3위인 국민카드는 오는 30일 국민은행과 합병되면 등록이 폐지된다. 이와 함께 대아건설ㆍ이수페타시스ㆍ삼우이엠씨ㆍ국보디자인ㆍ이스턴테크놀로지ㆍ푸른저축은행ㆍ선광 등도 거래소 이전을 추진중이다. 코스닥증권시장은 이들 기업이 모두 빠져나갈 경우,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14.31%가 줄어들고,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도 5조3,442억원에서 7,625억원으로 대폭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흐름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혜린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선호하는 대형 우량주들이 거래소로 이전함에 따라 코스닥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테마ㆍ업종별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기와 기회 공존= 코스닥증권시장은 대형 우량주의 엑소더스에 대한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다. 기술력과 성장성을 지닌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이제부터는 좋은 기업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겠다”며 “`코스닥 50`지수 외에 초우량 기업들만을 모은 `스타 지수`나, 게임ㆍ인터넷주 등으로 구성한 `테마 지수` 등 파생상품 개발에서 힘을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IT주의 탈(脫)코스닥이 시장의 성격을 부각시키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신동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비IT 대형주들이 거래소로 옮겨가면서 코스닥 IT 종목의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다”면서 “인터넷ㆍLCD 관련 종목들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재구성되고, 장기적으로 IT 부품주들 간에 옥석가리기가 이루어지면 외국인ㆍ기관들의 자금도 재차 코스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