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 사수파 '내부균열' 조짐

김두관등 "기간당원제 폐지 반대" 고수불구 의정연·참정연등 "당헌개정 협조" 방침 정해

열린우리당 내 신당파가 집단탈당을 통한 분당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당 사수파 진영에 내부균열이 일고 있다. 사수파 진영의 일부가 신당파측이 주장하는 기초당원제 도입을 수용하면서 사실상 신당추진을 묵인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당 사수파 모임 중 하나인 의정연구센터(의정연)는 지난 22일 저녁과 23일 오전 또 다른 사수파 모임인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 ‘신진보연대’ 등과 긴급회동을 갖고 격론을 벌인 결과 오는 29일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간당원제 폐지ㆍ기초당원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당헌개정에 협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열성 당원인 기간당원들은 대부분 당 사수론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기간당원제 폐지에 동의하는 의정연의 입장은 사실상 당 사수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의정연 소속 이화영 의원은 23일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 “기간당원제를 고집하지 않고 기초당원제를 수용하는 쪽으로 의사를 모아가고 있다”며 “(전당대회를 위해) 대국적으로 양보해야 한다는 중진들의 말씀에 공감하고 있다”고 입장선회 배경을 설명했다. 의정연의 방향선회대로 기간당원제도가 폐지되고 당원자격이 완화된 기초당원제가 도입될 경우 2월14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 사수론보다는 신당 창당론이 우세해지게 된다. 그러나 당 사수파 내에서도 김두관 최고의원과 참정연 및 신진보연대 내 일부 의원들은 기간당원제 폐지에 여전히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사수파 내에서도 분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당 사수파 소속의 한 의원은 이와 관련, “원내 의석수에서 소수인 사수파로선 원외의 지지당원인 기간당원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어차피 신당파와는 함께 가기 어려운데 굳이 명분(기간당원제 고수)을 버리면서까지 양보할 필요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당파 의원들도 의정연 등 당 사수파 일부의 방향선회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당파측의 한 초선의원은 “기초당원제가 도입돼 전당대회에서 신당창당 결의가 이뤄지더라도 차기 지도부가 신당 창당을 하는 데 또 3~4개월의 시간만 허비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탈당사태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계안 열린우리당 의원은 23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겠다”며 사실상 탈당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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