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금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투기세력이 금 매수에 적극 가담, 금값에 거품이 끼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금이 안전자산으로서의 투자 수단보다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세력들의 사냥감이 되고 있다는 것.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 세력의 영향력은 금 선물 거래에서 뚜렷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금 매수(long) 포지션은 매도(short) 포지션을 570만온스나 웃돌았다. 순매수 포지션이 이처럼 높게 나타난 것은 지난 96년 이후 처음. 금 선물은 통상 반대 매매를 통해 포지션 청산을 하기 때문에 실물 인도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금 선물 거래가 이처럼 활기를 띠고 있지만 현물 시장 금 거래는 오히려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런던귀금속시장(LBMA)에서 최근 금 현물거래 규모는 지난 99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인도 등 주요 금 소비국가에서의 실물수요가 급감했기 때문.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금 선물과 현물 거래 규모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값이 급등하고 있는 현상은 `장부상 랠리(paper rally)`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운식기자 woolse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