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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즐겨야 합니다. 실패를 이겨내는 DNA가 혁신의 핵심입니다."
권선주(58·사진) IBK기업은행장은 지난 12일 숭실대에서 열린 '서울경제 대학생 시장경제 특강'에서 "사회 초년생에게 제공되는 완벽한 기회는 없다"며 "시작은 처음에 두렵지만 거절당하고 실패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권 행장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을 예로 들며 "그는 중학교와 대학교를 각각 세 번 떨어지고 경찰에 지원했을 당시에도 최종 4명 중 본인만 떨어질 정도로 실패를 밥 먹듯이 했다"며 "취업은 한 번에 되지 않으니 두려워 말고 일단 도전해보라"고 권했다.
그는 또 "손자병법에서 승적이익강(勝敵而益强)이라고 했듯이 작은 성공의 반복이 중요하다"며 "작은 성공을 계속한다면 여러분 앞에 큰 성공이 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행장은 경제주체들에 대해서도 소비위축·수출부진·투자감소라는 삼중고를 이겨내기 위한 방안으로도 혁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권 행장은 "미국은 애플·구글·페이스북이, 중국은 바이두·텐센트 등이 대표기업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데 1976년에 생긴 애플을 제외하고는 다 2000년께나 그 이후에 창립된 회사"라며 "반면 한국은 여전히 경제 패러다임이 대기업 인프라 중심으로 돼 있어 혁신이 더욱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 주력 산업은 엄청난 자본과 설비투자를 바탕으로 성장했는데 이러한 모델은 후발국이 투자를 많이 하면 따라올 수 있다"며 "이제는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생명공학 같은 최첨단 산업이나 높은 정밀도와 고도의 숙련된 인력이 필요한 장인 특화산업 등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행장은 "마 회장이 최근 '앞으로 혁신을 즐기는 작은 별들이 미래를 이끈다'고 밝혔듯이 앞으로는 청년과 여성, 중소기업이 혁신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큰 한 방을 노리지 않고 작은 목표를 세워 소소한 혁신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행장은 특히 일선 중소기업의 혁신 사례를 언급하며 "혁신은 최첨단 산업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권 행장은 한때 애플 아이팟을 넘어설 정도로 잘나갔다가 주저앉았던 아이리버를 혁신을 통해 부활한 사례로 들며 "아이폰 출시 후 아이리버는 시장에서 잊혀갔지만 4년 전부터는 CD 음질의 1,000배가량 되는 고음질 음악 플레이어를 선보여 다시금 화려하게 부활했다"고 소개했다. 또 국내 피혁시장 1위 업체인 해성아이다에 대해 "해성아이다 사장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피혁은 존재한다'는 일념으로 품질개발에 올인해 현재 하루 소 5,000마리 규모의 피혁을 처리할 정도로 높은 생산성과 기술력을 자랑한다"며 기존 산업의 혁신도 강조했다. 이외에도 명품 핸드백 제조업자 개발생산(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업체로 루이비통 및 코치 등과 거래하는 시몬느, 생산·기술직 우선 정책으로 반도체 검사장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리노공업 등을 대표적 혁신 사례로 꼽았다.
권 행장은 "저 또한 기업은행에 입행한 후 금융연수원 교육 프로그램을 주말도 없이 매번 듣다 보니 나중에는 더 이상 들을 교육 프로그램이 없을 정도로 노력했다"며 "일과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면 나무가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듯 어떤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