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으로 접어 들었음에도 따뜻한 겨울날씨가 계속되면서 겨울장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코트, 점퍼 등 방한 의류와 난방용품, 온열매트, 스노우체인, 호빵 등 전통적인 겨울상품의 매출이 올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신사복 브랜드들의 이달 매출이 전년대비 10.2% 가량 줄었다. 다운점퍼, 인조 무스탕 등을 선보인 이지 캐주얼 브랜드들도 전년대비 5~8%가량 매출 감소를 보였다 .
현대백화점에서는 겨울철 인기 아이템인 여성 롱코트 매출이 브랜드마다 10∼20%씩 감소됐다. 기온 영향을 많이 받는 머플러, 장갑 등 겨울 잡화류 매출도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감소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의류 브랜드들이 매출 저조 등을 예상해 물량을 지난해보다 줄여서 생산했지만 좀처럼 매출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면서 “그나마 판매되는 방한의류도 가격이 저렴한 이월 상품이나 기획 상품”이라고 말했다.
난방용품도 따뜻한 날씨 탓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30%정도 판매가 감소했다. 특히 고유가로 인해 석유난로 판매가 급감해 업체별로 20~40% 줄었다. 반면, 절전형 온풍기는 최고 2배나 늘어나는 등 불황기에 난방비용을 아끼려는 추세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하이마트는 전년동기 대비 난방용품 매출이 10%정도 감소했다. 석유를 사용하는 로터리히터 판매가 20%나 줄어 감소폭이 컸다. 하지만 절전형 온풍기는 오히려 2배나 늘었다.
회사관계자는 “최근 며칠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난방용품 판매가 부진하다”면서 “고유가와 장기불황으로 인해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고효율 난방용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21의 경우 석유난로는 판매량이 40%정도 줄었고, 전열기는 20%가량 줄었다. 하지만 전기를 사용하는 절전형 온풍기는 60%가량 증가했다. 테크노마트 역시 이달 들어 난방용품 판매량이 곤두박질 쳐 무려 30%나 줄었지만, 절전형 난방용품은 증가세에 있다.
홈쇼핑의 경우 구들장보료 등 온열매트의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 현대홈쇼핑은 겨울철 히트 상품인 온열매트의 방송 편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홈쇼핑 매출에 크게 기여했던 머플러의 경우 날씨가 추워지는 12월부터 판매량이 급증하는 상품인데 최근까지도 판매가 주춤하고 있는 형편이다.
스노우 체인 등 방한 용품의 매출도 게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CJ홈쇼핑은 스노우 체인, 서리 방지용품 등의 첫 방송을 12월 초에 내보낼 예정이었으나 내년 1월로 연기했다.
뿐만 아니라 스키, 보드 등의 겨울 스포츠 용품도 당초 계획보다 2주 가량 늦춰 방송에 편성할 계획이라고 CJ홈쇼핑 측은 설명했다.
우리홈쇼핑은 오리털 파카, 코트, 가죽 의류 등 겨울철 대목 상품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20% 가량 감소, 따뜻한 날씨의 영향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겨울철 먹거리인 호빵은 본격적인 판매 시즌이 시작되는 10월부터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 탓에 올 시즌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호빵 시장의 55% 가량을 차지하는 샤니의 경우 지난 10월중 판매량이 일 평균 80만개 수준으로 전년대비 30% 가량 급감했다.
11월 이후 점차 판매가 회복돼 12월 현재는 일 평균 판매량 200만개로 예년 수준을 회복한 상태지만, 10월의 타격을 상쇄하기는 역부족. 현재까지 샤니의 호빵 누계매출은 145억원 정도로 전년대비 9% 정도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샤니 관계자는 “호빵 판매는 통상 11월에 정점에 달해 12월 이후부터 서서히 꺾이데 된다”며 “뒤늦게 판매에 불이 붙은 만큼 시즌이 예년보다 늦게 끝날 수도 있지만, 올 겨울 호빵 매출은 전년대비 3~6%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샤니의 호빵 매출은 지난 겨울 245억원에 달했으며, 올 겨울에는 230억~240억원 가량을 내다보고 있다.
/생활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