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경제 대국 일본에서도 생산 및 수출이 주도하는 경기 회복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6월 일본 기계수주는 전월 보다 9.7% 늘어나며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전년보다 두 배 이상 급증하며 16개월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신문에 따르면 기업 설비투자의 선행 역할을 하는 민간 기계수주 6월 수요는 전 달보다 9.7% 늘어난 7,328억엔을 기록, 4개월 만에 전월 실적을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지수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였던 2.6% 증가세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해외와의 교역 정도를 나타내는 6월 경상수지도 1조1,525억엔의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동월에 비해 144% 늘었다. 경상수지가 전년 실적을 웃도는 흑자 반전을 이뤄낸 것은 지난해 2월 이래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당초 경상수지의 6월 흑자 반전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었다. 카토 스스무 도쿄 소재 칼리온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의 최대 원인이었던 수출이 지난 2ㆍ4분기에 증가세를 회복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경상수지 흑자 증가세는 앞으로 몇 달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까지 이틀간 금융정책회의을 개최하는 일본중앙은행(BOJ)도 이런 회복 기조로 지탱하기 위해 현행 정책 금리를 0.1%에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수출, 생산의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어 BOJ가 '경기가 올 후반기 이후 회복될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 호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 크게 줄어 일본 국채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년물 벤치마크 일본 국채 수익률은 7주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오르며 채권 가격 하락세를 반영했다. 니시무라 타카시 미츠비시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계 수준 현황이 확실히 돋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채권을 팔고) 수익률이 높은 위험자산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니케이지수도 지난해 10월6일 이래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1만500엔대를 회복했고 도요타자동차ㆍ도시바ㆍ후지쯔 등 주요 기업들도 장중에서 올해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하지만 이 같은 경기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고용과 소득은 아직 악화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일본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계 분야의 회복세도 아직 뚜렷하지 못하다. 6월 실업률은 6년래 고점인 5.4%를 기록했고,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는 기업 투자도 올 회계연도에 9.2% 가량 줄어들 전망이어서 하반기 회복 모멘텀을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6월 기계수주 실적 역시 회복세를 보이긴 했으나 지난해와 비교할 때 여전히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본의 경제 성장률이 1분기 -14.2%(전분기대비, 연율환산 기준)에서 2분기 3.8%로 급증하며 1년여 만에 플러스 전환을 이룰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데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