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냥꾼 아이칸 "되는 일이 없네"

유가 하락에 펀드 수익률 급락
최대주주인 허벌라이프도 경영난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사진)의 굴욕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칸이 운영하는 펀드가 손실을 기록하는가 하면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는 경영난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 외신은 4일(현지시간) 아이칸투자펀드가 3·4분기 5.3%의 손실(총손실액 3억5,500만달러)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펀드가 전년 동기 4억7,2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1~9월 아이칸투자펀드의 수익률은 26.3%였으나 이번 손실로 올해 동기 수익률은 4.4%로 급락했다. 이 펀드에는 아이칸의 개인 돈과 아이칸엔터프라이즈 자금이 투자됐다.

이번 손실의 배경을 놓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이칸은 체사피크에너지와 트랜스오션·탈리스만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종목 지분을 상당량 보유해왔다. 최근 4개월 사이 국제유가가 25% 추락하면서 체사피크에너지 주가가 3·4분기에 22% 하락했고 트랜스오션과 탈리스만에너지 역시 같은 기간 각각 29%와 18% 떨어졌다.

아이칸이 최대주주인 건강보조식품 판매업체 허벌라이프도 경영난을 겪고 있다. 허벌라이프의 올 3·4분기 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2%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날 뉴욕증시에서 허벌라이프 주가는 20%나 곤두박질쳤다. 허벌라이프는 판매방식 문제로도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한 판매업자가 피라미드 판매방식으로 이익을 올릴 수 없었다고 제기한 소송에 대해 허벌라이프는 지난주 1,5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