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 KB금융 지분 매각하나

KB금융, ING생명 인수 가시화 따라 양측 전략적 제휴 관계 무의미해져
일부선 "사전통지 없어 당장 안팔수도"


KB금융지주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ING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KB금융 지분의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달 말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관련 안건을 이사회에 올려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일부 사외이사들의 반대가 여전하지만 인수가격이 이전보다 1,000억~2,000억원 낮은 2조4,500억원 수준으로 타결되면서 안건이 무난하게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으로 돌입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ING가 보유하고 있는 KB금융 지분 처리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ING그룹이 현재 보유 중인 KB금융 지분 5.02%를 인수작업이 끝나는 대로 매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양측의 전략적 제휴 관계가 이번 인수로 사실상 종료되는 만큼 ING가 KB금융의 지분을 더 이상 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분석 때문이다. 특히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ING그룹이 공적자금 상환을 위해 투자 지분 매각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지분 매각의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KB금융의 ING생명 인수가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ING가 보유하고 있는 KB금융 지분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ING생명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와 동시에 매물 부담 이슈가 KB금융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NG그룹은 KB금융과의 전략적 제휴를 위해 지난 1999년 옛 주택은행 지분 9.99%를 인수했고 2008년 KB금융지주 출범 직후에도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며 지분율을 늘려왔다. 이에 따라 ING그룹은 국민연금(7.22%)에 이어 2대 주주의 위치로 올라섰다. 현재 8.71%를 들고 있는 씨티뱅크는 예탁증서(DR) 예탁기관이기 때문에 의결권이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ING생명 매각과 전략적 제휴 관계 청산은 별개의 문제인 만큼 당장 물량 부담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당시 자본수혈을 받은 ING그룹이 유럽연합(EU)의 요구에 따라 보험 부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지만 KB금융 지분을 보유한 곳은 보험이 아닌 은행"이라며 "양사의 오랜 제휴관계를 감안했을 때 보유 지분 매각을 하면 사전통지를 하는 것이 관행인데 이 같은 절차가 없었던 만큼 당장 물량부담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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