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거래소(KRX)가 야심차게 선보인 ‘조기종료형 주식워런트증권(ELW)’(이하 코바워런트) 시장이 출시 10개월여 만에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ELW 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 이후 코바워런트 시장의 매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거래량과 발행건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7일 코스콤에 따르면 코바워런트의 이날 거래량은 790만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해 9월16일(7억2,948만주)의 10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거래 대금 역시 980억원에 그치면서 개장 초기(7,713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코바워런트란 일반 ELW 상품에 조기 종료 발생 조건을 더해 기초자산의 가격이 조기 종료 발생 기준 가격에 도달하는 경우 남은 만기에 상관없이 강제로 상장 폐지돼 손실 가능성을 차단하는 상품이다. 시장 개설 당시인 지난해 9월 코바워런트의 하루 평균 거래량과 거래 금액은 각각 4억3,398주, 4,617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달 들어선 1,015만주, 11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말 ELW 시장 건전화 방안이 나오면서 시장 규제 장벽이 높아진데다 검찰이 스캘퍼(초단기매매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나이 한국투자증권 DS부 마케팅 팀장은 “신규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규제 완화가 동반돼야 하는데 코바워런트 개설 이후 ELW 시장 자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또 내가격(상품 발행 당시 행사가가 현재가보다 낮아 만기시 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발행되는 상품 특성상 가격이 비싼 데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조기 종료 발생 조건 근처에서의 발행이 불가능한 점 등도 시장 활성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윤혜경 도이치증권 이사는 “코바워런트는 녹아웃(조기 종료 조건) 근처에서 레버리지 효과도 높아지고 거래도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현재는 시장 규제로 녹아웃 근처에서의 코바워런트 발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 당국이 규제에 나서자 증권사들은 신규 상품에 대한 홍보에서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의 ELW 담당 임원은 “금융당국이 ELW 시장의 손발을 다 묶어 놓은 상황에서 홍보에 나서야 하는 KRX도 눈치 보기에만 급급하면서 새로운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극히 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권사들의 신규 코바워런트 출시도 크게 줄었다. 시장 개설 후 최대 244개 종목이 상장돼 있던 것과 달리 이날 현재 코바워런트의 상장 종목은 38개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