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슈머'(Sposumer)가 유통가 핵심 고객으로 각광받고 있다. 스포슈머는 스포츠(sports)와 소비자(consumer)의 조합어로, 스포츠를 즐기고 깊은 관심을 갖는 스포츠 소비자를 일컫는다. 주5일제 확산과 웰빙 등으로 스포슈머가 부쩍 늘어나면서 이들을 잡으려는 관련 마케팅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등산, 마라톤 등 스포츠용품도 점점 선수용처럼 전문화, 기능화되어 가는 양상이다. ◇스포슈머가 밀려온다=여가 시간이 많아지면서 스포츠를 즐기는 매니아들이 증가할 뿐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스포츠용품 시장의 신규고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전문제작해 판매하고 있는 K-2매장에는 요즘 젊은 층외에도 40대 이상 중년 부부 고객이 많아졌고, 반면 등산은 20~30대 젊은 층으로 퍼져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등산용품들의 디자인과 색상이 화려해지고 캐주얼화 되어가고 있다. 덕분에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 내 스포츠용품 매출이 몇 년전부터 20~30%이상 급신장중이다. 롯데백화점 노원점의 경우 스포츠매장은 올들어 지난달까지 월평균 30%의 신장률을 기록할 정도. 노원점의 한상오 매니저는 "최근 수영, 마라톤, 축구, 인라인 스케이트 등에서 풀세트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일회성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매니아층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포츠용품도 진화중=스포슈머는 직접 스포츠를 즐기는 경우 필요한 장비를 모두 갖추는 것은 물론 관련 제품의 출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소비 흐름을 이끈다. 또 관람만 하는 경우에도 자신이 원하는 팀의 유니폼이나 장비를 구비해 관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스포츠용품도 선수급처럼 점점 전문화, 기능화 돼가고 있다. 마라톤화의 경우 예전에는 연습용만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고가의 엘리트 코스형 마라톤을 찾는 고객이 부쩍 늘었고, 등산용품도 나사의 우주복 소재로 히말리아나 남ㆍ북극 탐험용으로 쓰이는 코어텍스 재킷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일부 고객들은 스판바지, 코어재킷, 쿨맥스로 이루어진 70~80만원대의 등산복을 기본세트라고 생각할 정도. 헬스장에도 트레이닝복이나 헬스장에서 지급하는 옷을 입고 운동하던 모습이 이젠 전문트레이닝복이나 요가복, 재즈복을 입고 운동하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스포슈머를 잡아라=이처럼 스포슈머의 파워가 세지면서 유통가엔 매장변경, 동호회 지원 등 이들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우선 매장이 전문화, 대형화 추세로 번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6층에 국내 최대 규모의 아웃도어 전문숍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은 올초 무역센터점 인근 코엑스몰에 360평 규모의 스포츠 메가숍을 오픈했다. 동호회 지원도 적극적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아웃도어 매장에서는 봄ㆍ가을 두 차례에 걸쳐 고객들과 산행을 한다. 이 때 브랜드별로 신상품이나 주력 제품을 소개하는 것을 물론 사용법 등을 실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역시 분기별로 고객을 초청해 등산 동호회를 갖고 있다. 업체별로도 스포슈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휠라스포츠는 지난 10월 전국 마라톤 동호회와 연계해 가족사랑 마라톤대회를 개최했으며, 뉴 발란스도 마라톤 동호회에 음료수 등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