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계] 가짜 제휴 조심하세요

한 인터넷 벤처기업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봤더니 서로 협력하자는 내용의 E-메일이 온 적은 있었습니다. 물론 제휴를 맺은 적도, 추진한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신문에는 마치 그럴 것처럼 기사가 났습니다.』 인터넷 기업들의 전략적 제휴가 활발해지면서 「가짜 제휴」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시장에서 「리더」로 부상한 기업들의 유명세를 이용, 몸값을 부풀리려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 공모나 투자를 받으려는 기업들이 가짜 제휴의 유혹을 받는다. 조경달 라이코스코리아 부사장은 이같은 「가짜 제휴」를 여러번 경험했다고 털어놓는다. 『인터넷 공모에 들어가기 전 마치 우리와 관계있거나 제휴를 맺은 것처럼 말하는 기업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라이코스코리아가 자사에 지분 참여를 하는 것처럼 알리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정하지 않고서 일단 제휴부터 맺고 보자는 기업들도 있다. 한번 맺은 제휴는 효과적으로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야후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그런 요청을 거절하기 바쁘다』고 밝혔다. 이같은 현상은 가치 기준이 모호한 한국의 인터넷 시장에서 리더 기업들의 브랜드가 막강한 힘을 갖기 때문이다. 야후·다음·네이버·한컴·라이코스 같은 브랜드는 인터넷 업계에서 마치 보증수표처럼 인식되는 실정. 이들과 제휴를 맺었다는 것만으로도 몸값이 크게 뛰기 마련이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만도 하다』며 『대기업들도 「제휴를 위한 제휴」를 피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증권회사의 관계자는 『유명 기업과 제휴를 맺었다는 말이 의심스러우면 반드시 해당기업에 제휴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연기자DREA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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