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투표를 통해 민심이 좀 더 객관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희망적이다.”
지난 2007년 10월 9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정당 사상 첫 도입된 ‘모바일 투표’후 손학규 후보가 한 말이다. 손 후보는 정동영 후보를 모바일 투표에서 앞섰으나 총계에서 져 정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올해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서 손 후보는 같은 모바일 투표를 두고 “조작된 모발심(모바일 표심)이 당심과 민심을 왜곡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같은 ‘말바꾸기’ 논란과 함께 최근 손 후보가 집중 제기하고 있는 모바일 투표 공정성 논란을 두고 당 안팎에서 ‘자충수’를 둔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모바일 투표를 둘러싼 룰 공정성 문제를 가장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쪽은 손 후보 캠프 측이다. 당심이 반영되는 대의원 및 현장 투표에선 앞서고 있으면서도 모바일 투표에서의 압도적 패배로 2위에 머물고 있는 손 후보로선 모바일 투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반발심이 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때 손 후보는 당시 사상 처음 도입된 모바일 투표로 이득을 봤다. 현장 선거에서 고전했던 손 후보가 모바일 투표에서 정동영 후보를 따돌리며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던 것.
손 후보는 이를 두고 “민심이 왜곡되지 않고 반영된 결과에 대해 국민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동원과 조직에 의한 낡은 정치가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현재의 모바일 투표를 두고 조직 동원의 왜곡된 결과물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과는 180도 다른 입장이다.
물론 손 후보의 현재 문제 제기는 ‘모바일 투표’ 자체보단 모바일 투표에서의 ‘룰 공정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 부분 역시 모바일 투표에서의 기술적 한계나 오류 등으로 드러나고 있어 이를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친노 당권파의 꼼수’라고 정치 공세화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최근 ‘총 다섯 차례 동안 걸도록 돼 있는 모바일투표 전화가 횟수에 맞게 발신 되지않았다’는 손 후보의 문제제기와 관련, 수신인의 휴대폰이 꺼져 있는 등의 이유로 받지 못했을 뿐 모바일 업체에서는 규정대로 다섯 번을 모두 발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용진 대변인은 “당 모바일 투표는 발신주의, 즉 보냈는지를 중심으로 보냈는지를 중심으로 보는 것이지, 그것이 (수신인에게) 도달됐는지 여부를 해석해 문제 제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후보진영도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고 했다.
모바일 투표 문제로 당 혼란이 계속 증폭되고 있는 상황을 지도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경선 흥행을 망치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손학규 캠프의 문제제기 방식이 세련되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정권 교체라는 큰 대의를 생각한다면 이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주는 자세가 필요한데 당 지도부가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는 식으로 일관해 걱정이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