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가장 잘 팔리는 과일은 바나나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과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바나나는 2010년까지 수년간 1위였던 감귤을 제치고 2011년과 201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줄곧 3~5위를 기록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바나나는 과육이 연하고 소화흡수가 잘돼 환자나 이가 약한 노인들이 먹기 좋으며 칼륨과 미네랄도 풍부해 뇌졸증 예방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마트 측은 2011년 바나나가 처음으로 매출 1위를 차지한 이유에 대해 "당시 이상기온으로 국내 과일가격이 급등하면서 바나나에 매겼던 30%의 관세가 한시적으로 폐지돼 가격이 저렴해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바나나는 감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자 관세 혜택에 따른 일시적인 수요 증가가 아니라는 풀이가 가능해졌다. 바나나에 대한 지속적인 선호 증가는 관세청 무역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0년 국내 바나나 수입량은 18만여 톤이었지만 2012년에는 37만여 톤이 수입됐다.
원인으로는 우리 사회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높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꼽힌다. 바나나가 처음으로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2010년은 국내 5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선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롯데마트에서 바나나를 사간 50대 이상 고객의 구매비중은 전체의 35%로, 전체 고객 중 22%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본도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바나나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6년 세계 최초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연간 바나나를 100만톤 넘게 수입하고 있다.
한편 올해 국내 바나나 가격은 산지인 필리핀 지역이 태풍 피해를 입은 탓에 가격이 30% 가량 상승했다. 매출도 가격 영향을 받아 다소 떨어지는 추세다.
신경환 롯데마트 과일 MD(상품기획자)는 "일반적으로 소득 수준 2만달러 이상의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 단맛이 강하고 과육이 연한 바나나 등의 과일과 견과류 수요가 늘어난다"며 "바나나는 롯데마트에서 10년 전에 비해 매출이 4배 가량, 아몬드와 호두는 30배가 넘게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