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안 좋다고는 하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크고 작은 모임과 파티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연말연시 모임에는 특히 그동안 못 보고 지내던 반가운 얼굴들과 모처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으므로 옷차림에도 적잖이 신경이 쓰인다. 화려한 새 의상을 구입하자니 가뜩이나 돈 쓸 일 많은 연말연시 지갑이 너무 가볍고, 아무렇게나 걸쳐 입자니 내 자신이 초라해 보이고 남 눈치도 보이고…. 하지만 웬만큼 격식을 차리는 자리가 아니라면 머리부터 발 끝까지 힘을 줄 필요는 없다. 평상시 차림에 액세서리나 간단한 소품으로 분위기를 바꿔 주는 `포인트 스타일링`이 불황기 파티룩의 기본 코드. 주요 패션업체 디자이너들의 조언으로 큰 돈 들이지 않고 세련된 파티 옷차림을 연출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소품으로 기본 수트차림을 `업그레이드`= 남성들이 격식을 차려야 할 모임에 참석할 때는 네이비나 그레이 등 기본 수트, 또는 검은 수트가 적당하다. 여기에 핑크나 실버 등의 타이를 매치하는 것 만으로도 무난한 파티 차림이 된다. 더블 수트와 깃이 벌어지는 와이드 칼라 셔츠, 여기에 타이 매듭을 굵게 매 주면 보다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커프사와 포켓 치프, 윤이 나는 에나멜 구두까지 신는다면 어느 모임에 나가도 손색이 없다. 캐주얼한 칵테일 모임이나 와인 파티장에는 평소와 달리 서스펜더(일명 멜방)로 활동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것도 좋겠다. 가족 모임이나 동창회 등 격식 없는 자리라면 코듀로이 재킷에 터틀넥 니트 등 편안한 차림이 적당하다.
◇한두 가지 `튀는` 아이템으로 파티 걱정 끝= 여성들에게는 파티 자체보다 파티 패션이 더 큰 관심거리. 하지만 여성의 경우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한 두가지 튀는 액세서리나 화려한 느낌의 소품 만으로도 얼마든지 세련된 파티룩을 선보일 수 있다.
점잖은 스커트 정장 차림이라면 우아한 느낌의 진주목걸이와 토드백만 매치시켜도 고상한 느낌의 파티복 느낌을 줄 수 있고, 몸에 살짝 달라붙는 원피스를 택한다면 모피 숄이나 머플러를 두르는 것 만으로도 분위기가 금새 화려하게 바뀐다.
실크나 새틴 등 광택있게 흐르는 소재의 셔츠는 한 벌만으로도 파티룩 역할을 훌륭히 해 낸다. 재킷과 슬림한 팬츠의 수트에 이런 셔츠를 받쳐 입으면 섹시한 중성적인 매력을 풍길 수 있다. 셔츠 앞 단추는 약간 풀어 입자.
◇스타킹을 200% 활용하자= 지난해부터 유행하는 망사 스타킹이나 반짝거리는 타이츠 등은 가장 저렴하면서도 쉽게 파티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 비비안 우연실 디자인실장은 평상복을 파티에 참석할 경우 크고 강렬한 무늬, 튀는 색상의 타이츠를 선택하고, 두껍고 칙칙한 겨울 옷 대신 가벼운 파스텔 톤의 봄 의상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화려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올 봄 유행한 하늘하늘한 쉬폰 소재의 화사한 파스텔 색상 치마에 비슷한 색상의 타이츠를 신고 망 크기가 큰 망사 스타킹을 덧신는 식. 얌전한 숙녀 분위기를 내려면 H라인 스커트에 같은 톤의 잔잔한 꽃무늬나 다이아몬드 무늬의 타이츠를 신으면 좋다. 흰색이나 베이지, 하늘색 스커트 등에 아이보리나 오프화이트색 타이츠를 신으면 순수한 느낌이 강조된다.
◇스키장 파티라면 노르딕 패션으로= 본격적인 스키나 스노보드 철을 맞아 도심을 떠나 스키장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할 경우, 눈꽃 무늬나 순록, 눈덮인 나무 숲 등 겨울에 많이 사용되는 패턴을 활용한 `노르딕 패션`이 설원의 낭만과 겨울의 `따뜻함`을 표현하는데 제격이다. 남성이라면 빨간색 풀오버 니트와 브라운 코듀로이 바지, 여기에 노르딕 패턴이 들어간 니트 모자와 머플러 등을 매치하고, 여성은 스웨이드 소재의 미니스커트에 노르딕 패턴의 풀오버 니트, 같은 패턴의 니트 모자를 함께 쓰면 파티 분위기를 발랄하게 이끌 수 있겠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