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집권해도 고교 평준화 못깨"

김진표 부총리 이임사서 강조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21일 "어느 정치세력이 집권하든 우리나라의 교육상황에서 고교 이하 단계의 입학 시험을 부활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세종로 청사 1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거주지 인근 배정을 원칙으로 하는 고교 평준화 제도는 누구나 대학을 가려고 하는 국민의 폭발하는 교육 욕구를 수용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초중등교육 단계에서의 형평의 논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관점에서 평준화 제도의 보완을 위해 도입된 외국어고 등의 학교 제도들이 평준화의 기본 틀을 깨거나 사회적 합의하에 만들어진 2008 대입제도의 정착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을 방치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후퇴를 하는 것"이라며 고교 평준화 제도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초중등교육 단계에서는 인성과 창의성 교육을 중심으로 형평성을 추구하되 다양성과 수월성 교육의 보완을 통해 경쟁 요소를 가미해야 하고 대학교육단계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교 평준화 제도는 우리나라만 시행하는 것이 아니며 고등교육이 보편화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공통으로 적용하는 일반화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또 "교육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관점과 해법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경제논리에 근거해 경쟁과 수월성 교육만이 옳은 것처럼 주장하는 관점과 형평과 평등 추구만이 최선이라는 관점 등 극단주의적 교육관만이 힘을 얻고 있다"며 "이 두가지 시각을 대립적으로 파악할 것이 아니라 상호 조화시키는 지혜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교육정책 추진은 4천800만 전 국민을 전문가로 모시고 하는 일이라고 한다"며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재임 1년 6개월을 회고했다. 그는 재임기간 대학특성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 2008 대입제도 정착, 교원 평가시범운영, 교육복지정책 수립을 통한 양극화 해소 계기 마련 등을 주요 성과로 꼽은반면 로스쿨 법안 입법 지연, 여전한 사교육비 부담 등을 미진한 점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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