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업체, 신사업 진출 경쟁

“차세대 아이템을 찾아라” 정수기 업체들이 차세대 주력 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 인수합병을 통한 제품군 보강에 적극 나서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개발, 청호나이스, 제이엠글로벌 등 중견 정수기 제조업체들이 밥솥, 김치냉장고, 제빙기 등 신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이는 최근 제품특성상 수출이 어려운 정수기의 국내 보급율이 25%에 육박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고, 업체별로 수천~2만여 명에 이르는 자체 판매조직을 정수기 등 몇 개의 아이템만으로 운영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개발은 지난 6월 계열사인 웅진코웨이에 방문판매 조직을 팔고 렌탈 조직에 판매력을 집중하고있다. 정수기 부문의 전년대비 성장예상치도 14%로 잡아 연수기(68%), 비데(54%)에 못 미칠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 제이엠글로벌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 198억원 중 정수기가 차지한 비중은 42.4%로 지난해 말 49%에 비해 7.6%포인트나 낮아졌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차세대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군을 추가하며 신규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웅진코웨이개발은 최근 비데, 연수기, 공기청정기, 미용수기 등 생활가전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소형가전제품 제조업체인 두원테크를 흡수합병하면 두원테크의 전기밥솥, 청소기, 커피메이커 등 소형가전제품군을 다수 확보하게 된다. 회사측은 올들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연수기, 비데 부문을 강화하고, 두원테크의 품목을 중심으로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제이엠글로벌은 최근 정수기보다 공기청정기 판매에 주력키로 하고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탈정수기`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기청정기 판매를 위한 특수영업부를 신설하고, `패키지형 공기청정시스템`을 중심으로 PC방, 독서실, 헬스클럽 등 업소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청호나이스 역시 최근 정수기에 활용되는 급속 냉각기술을 이용한 김치냉장고, 화장품 냉장고, 제빙기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측은 향후 대리점 체제 보다는 기존에 구축한 2만 명에 육박하는 방문판매 조직을 활용해 여러 제품을 묶어서 판매하는 `패키지 판매`에 주력할 방침이다. 업계관계자는 “한 아이템의 보급율이 30%에 달하면 방문판매조직을 통한 시장확대는 한계에 이르기 때문에 각 업체들이 새로운 아이템을 찾고 있다”며 “하지만 관련 업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각 부문별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신사업 진출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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