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경제인] 김보곤 디케이산업 대표

가전부품 독보적 기술력
자체브랜드 제습기 선보여
2020년 매출 5,000억 목표


"중소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지 않고 신규 투자를 게을리 하면 길어봤자 3년을 버티기 힘들어집니다."

광주광역시 평동산단에 자리한 디케이산업㈜ 김보곤(53) 대표가 말하는 자신의 경영철학이다.

1993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뒤 받은 퇴직금 3,000만원으로 창업한 회사를 매출 1,000억원대의 탄탄한 중견업체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신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였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70억원 규모의 신규투자 의사를 밝히자 회사 안팎에서는 "지금의 회사 규모도 만만치 않은데 무엇 때문에 또 투자를 하느냐"며 말리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김 대표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주변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할 경우 그 기업은 경쟁력을 잃고 결국 시장에서 퇴출될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신기술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기업이 지속성을 갖기 위해 김 대표가 집중하는 건 바로 '사람경영'이다.

90년대 말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쳐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디케이산업은 오히려 고용을 늘리고 과감한 설비투자로 사업을 확장했다.

여기에는 '회사의 경쟁력은 기술에 있고, 그 기술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김 대표의 경영관이 작용했다.

"직원들의 이직이 두려우면 회사에서 사람을 키우지 못한다"고 잘라 말할 정도로 그는 회사의 인력관리를 직접 챙기며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김 대표는 "기업은 불황일 때 오히려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야 경기가 활황일 때 그 열매를 따먹을 수 있다"며 "기업은 어떠한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고급인력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에 대한 신뢰와 신기술에 대한 투자는 디케이산업이 가전부품업계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됐다. 이 같은 공로로 김 대표는 2010년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하는 '이달의 기능한국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자사브랜드를 내걸고 제습기 '디에떼'를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역시 김 대표의 도전정신과 무관치 않다.

아열대기후로 변해가는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상 제습기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부품협력업체의 구조적인 한계를 탈피하겠다는 판단에서다.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낮은 부품업체의 단점을 보완하고, 회사가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상품이 필요했고, 이번에 자사 브랜드를 단 제습기 출시로 이어진 것이다.

연매출 1,000억원을 자랑하는 디케이산업은 오는 2020년 매출 5,000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3년새 중견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도 세워놓고 있다.

김 대표는 항상 '깨어있는 CEO론'을 강조해 왔다.

그는 "기업은 언제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기업 CEO는 항상 깨어있어야 하고, 항상 준비하고 도전하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며 "중소부품협력업체는 스스로 기술력 제고를 통해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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