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심야학원 금지 무산' 노선 갈등 비화

정두언 "대통령 찬성한 일을…" 임태희 "통행금지가 낫다" 논쟁

“대통령도 찬성했는데….”(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그럴 바에야 청소년 야간 통행금지를 하는 게 낫다.”(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심야 학원교습 금지 무산’으로 발표된 당정 합의사항을 둘러싸고 여권 내에서 말이 엇갈려 진실공방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돌출발언으로 촉발된 이 논쟁은 지난 18일 당정회의를 통해 백지화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 일부 의원들이 백지화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파문은 ‘여권 내 노선 갈등’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포문은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열었다. 정 의원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한나라당 정책위 교육과학기술부 사이에 조율이 됐었다“며 “대통령도 찬성한 사안인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교과부와 여당 정책위가 이를 뒤집어버려 대표발의를 하겠다고 나선 나만 우습게 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지난주 월요일까지만 해도 교과부 장관도 찬성 입장이었고 임 의장 또한 ‘당정회의서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갑자기 틀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는 공감하지만 공교육 수준을 올려서 균형을 맞춰야지 왜 시장원리에도 맞지 않게 사교육을 끌어들이느냐. 그럴 바에는 청소년 야간 통행금지를 하는 게 낫다”며 맞섰다. 이와 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심야 학원교습을 놓고 벌어진 논쟁이지만 이명박 정부의 국정 기조를 놓고 개혁파와 보수파 가 정면 대결하는 모양새”라면서 “이번 대결의 향배는 향후 국정 기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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