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 이명박 정부 첫 과제로

원자재 사재기·담합 집중단속
'경제살리기' 기조 자체 흔들라 '발등의불'
원유등원자재 할당관세 추가 인하 추진
등록금 인상 자제·고액수강료 단속 강화



'물가안정' 이명박 정부 첫 과제로 '경제살리기' 기조자체흔들라 '발등의불' 원유등원자재 할당관세 추가 인하 추진등록금 인상 자제·고액수강료 단속 강화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이명박 대통령이 물가 급등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냄에 따라 정부가 강도 높은 대책 마련에 나선다. 정부는 원자재 사재기나 담합을 통한 가격 인상 등을 집중 단속하고 부동산 투기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철근 매점매석(사재기) 행위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 매점매석 행위가 드러나거나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판단될 경우 오는 3월 중 매점매석을 지정ㆍ고시하고 국세청ㆍ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합동으로 본격 단속에 들어갈 방침이다. 또 교육비 안정을 위해 학원의 고액 수강료에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 교육당국의 신고가 있을 경우 세무조사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정부가 강도 높은 물가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서민들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로 치솟은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다른 어떤 정책공약보다도 다급한 이명박 정부의 첫 과제로 주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출경기에 먹구름이 낀 상황에서 내수경기를 좌우하는 물가의 고삐를 잡지 못할 경우 이명박 정부의 뿌리인 '경제살리기' 기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물가상황 얼마나 심각한가=지난 1월 현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9%로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치인 3.5%를 한참 넘어섰고, 수입 물가는 9년3개월 만에 최고치인 21.2%나 폭등했다. 이에 따라 '서민 주요생활비 30% 절감'을 공약으로 내놓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출범과 동시에 '물가 잡기'라는 지난의 과제를 떠안고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제 원자재 가격과 곡물 가격 급등의 여파로 물가가 치솟기 시작하면서 서민들의 소비심리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지금처럼 물가가 무작정 오르면 이명박 정부가 올해 최소 기준으로 내세운 6% 성장 목표도 의미가 없어질 수밖에 없다. 물가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고 밀(소맥)과 대두(콩) 국제 선물가격이 1년 전에 비해 50~60%가량 뛰는 등 국제 원자재와 곡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 원료 가격 상승은 라면ㆍ과자ㆍ유제품 등 생활 필수품 가격을 연쇄적으로 끌어올려 서민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건설업계의 건자재 품귀 현상까지 야기하면서 전반적인 내수경기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게다가 생필품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의 사재기 심리를 부추겨 일부 대형 마트에서는 라면이 동나는 등 물가 상승이 '파동'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새 학기 시작과 함께 대다수 사립 대학들까지 10% 안팎의 등록금 인상을 예고하는 등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어떤 대책 내놓을까=물가 상승의 원인이 대외 여건에 있는 만큼 정부는 물가 '잡기'보다 과도한 물가인상 요인을 최대한 해소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서 비롯된 최근의 물가불안에 특별한 대책이 있을 수는 없다"면서도 "일부 업종에서 매점매석 등 불공정행위로 인한 가격 급등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을 빌미로 한 과도한 인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그 부분에 대한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부담을 담보로 중간업자를 배 불리는 유통구조 개선도 주안점이다. 정부는 일단 원유와 밀ㆍ옥수수ㆍ사료용 곡물 등 주요 원자재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 추가 인하에 나서고 농산물 직거래를 활성화하는 등 소비자 가격부담을 최소화시키는 유통구조를 정착시킬 방침이다. 축산농가의 사료 값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양돈ㆍ한우 농가에 1조원 규모의 사료 구매자금 지원과 세금 경감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또 상반기 중 중앙 공공요금을 동결시키는 한편 지방 요금에 대해서도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지자체에 포상금을 주는 방식으로 물가 상승 요인을 최소화하기로 이달 열린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 논의를 거쳤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고가주택ㆍ재개발ㆍ재건축 시장에 대한 감시도 강화, 투기혐의자에 대해서는 세금 탈루 여부를 철저하게 검증할 방침이다. 정부는 최근 물가동향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물가안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3월 초 3차 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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