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몰락한 노키아 삼켰다

72억달러에 인수 합의
SW에 HW까지 갖춰
애플처럼 단말기 제조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핀란드 노키아의 휴대폰사업 부문을 72억달러에 인수한다. MS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갖추게 됨에 따라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MS는 2일(현지시간) 밤 성명을 내고 "노키아의 휴대폰 기기 및 서비스사업 인수에 50억달러, 특허권 인수에 22억달러를 지불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오는 2014년 1ㆍ4분기까지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고 노키아 주주 및 규제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스토 실라스마 노키아 이사회 의장도 성명을 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방법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이번 거래가 임직원과 주주ㆍ기업의 미래에 모두 최선이라고 믿게 됐다"고 덧붙였다.

MS는 이번 인수로 노키아의 휴대폰기기 부문과 특허권ㆍ서비스사업권 등 휴대폰 전사업 부문을 사들여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단말기 하드웨어를 함께 갖춘 '기기 및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MS가 앞으로 직접 스마트폰 단말기를 만들겠다는 의미"라며 "애플처럼 기기와 서비스를 모두 갖춰 치열한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겠다는 계산"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인수로 스티븐 엘럽(50)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현직책에서 물러나 MS의 기기 및 서비스 부문 부사장직을 맡게 된다. MS에서 기업사업 부문 책임자로 일했던 엘럽 CEO는 이번 복귀로 스티브 발머 현 MS CEO의 뒤를 이을 '후임 0순위'로 부상하는 효과도 함께 얻게 됐다. 인수작업이 완료되면 노키아 직원 3만2,000명도 MS로 자리를 옮긴다.

노키아는 휴대폰 판매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던 핀란드 기업이지만 스마트폰으로 업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애플ㆍ삼성 등 경쟁사에 밀리며 고전해왔다. MS는 기업용 컴퓨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시장의 '절대강자'지만 스마트폰 등 개인용 모바일기기 시장에서는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MS와 노키아가 공동 출시한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2ㆍ4분기 현재 약 3%에 불과하다.

발머 MS CEO는 "이번 인수는 양사의 미래를 향한 담대한 도전"이라며 "기업은 물론 근로자와 주주ㆍ소비자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S의 노키아 인수 소식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1.04% 하락했고 LG전자는 1% 내외의 오름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이면서 0.41%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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