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예산실과 세제실의 '특정업무경비'를 과도하게 편성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재정부는 다른 부처에 대해서는 특정업무경비의 동결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 식구 챙기기 아니냐'는 평가도 받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24일 재정부 예산실이 영수증 증빙이 불필요한 현찰 예산인 내년도 특정업무경비를 올해(3억3,000만원)보다 66.1% 증가한 5억5,000만원으로 책정했고 세제실도 60.4%를 늘린 2억7,00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특정업무경비는 수사ㆍ감사ㆍ예산 등 특정업무수행에 소요되는 실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지급하는 경비로 영수증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사실상의 '비밀예산'이다. 그만큼 사용이 자유롭다.
문제는 재정부가 여타 부처에 대해서는 특정업무경비의 총액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도록 지침을 내렸다는 점. 이에 따라 내년도 정부 전체의 특정업무경비는 올해 대비 약 3%포인트 오른 177억원이 증액 편성됐다.
변재일 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부 전체의 규모 증가에 비해 재정부 세제실과 예산실의 특정업무경비 증액은 과도한 수준을 넘었다"면서 "예산실과 세제실 직원들만을 위해 60% 이상 활동비를 증액 편성한 것은 국민 무시, 자기 밥그릇 챙기기"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한편 내년 예산안 관련, 매일 한 건씩 문제성이 있는 예산을 분석해 발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