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무기로 아세안 통화가치 폭락주도/옛 공산국가엔 연간소득 절반 기부도【파리 AFP=연합】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에 의해 동남아 통화가치 폭락을 주도한 배후인물로 지목된 조지 소로스(66)는 특정 국가에 있어서는 달갑지 않은 인물로 치부될 수 있는 두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하나는 민주주의의 수호자라는 그의 자부심과 작은 나라는 쑥대밭을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재력이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같은 점에 주목, 소로스가 미얀마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가입을 허용한데 대해 격분, 아세안 각국 주요통화에 대해 투매공세를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본인은 부인했지만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소로스는 자신이 원할 경우 1백20억달러로 추정되는 재력으로 그같은 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같은 일이 처음도 아니다. 앞서 소로스는 92년 영국의 파운드화를 무자비하게 공격해 10억달러를 챙겼으며 그일로 영국은 유럽의 환율체계를 등졌다.
자신의 엄청난 부에도 불구, 소로스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라이프스타일을 지니고 있으며 어느 정도 달관한 삶을 사는 인물로 보인다.
그는 24개 옛 공산국가에 자신이 만든 사회단체인 「오픈 소사이어티 인스티튜션」을 통해 연간소득의 절반에 이르는 2억5천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그에게 아낌없이 부를 선사했지만 정작 자신은 자본주의의 신봉자가 아니다. 그는 시장경제체제에서 폭거를 일삼는 무뢰한이자 엄청난 돈을 기부하는 자선사업가이기도 하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월 소로스가 마음을 바꿔 유럽단일통화 시행을 지지키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것이 세계의 「선」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는 늘 그래왔듯이 알 수 없는 일이며 소로스의 마음 속에는 그 두가지가 불가분의 것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