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핵융합 기술수준 높은 평가받아 자부심"

ITER 초대 경영평가관 선임 남궁원씨

“프로젝트가 비교적 잘 진행되고 있지만 일부에서 부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칭찬은 별로 하고 싶지 않고 미비점을 찾아내 ITER가 잘 굴러가게끔 하도록 해야죠.” 최근 일본 미토시에 열린 제4차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기구 이사회에서 참가국의 만장일치로 초대 경영평가관(Management Assessor)으로 선임된 남궁 원(66) 포스텍 물리학과 명예교수 겸 포항가속기연구소 상임고문은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의 핵융합기술 수준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ITER 사업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EU,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선진 7개국이 참여해 핵융합 반응을 통한 대용량의 전기에너지 생산 가능성을 기술ㆍ공학적으로 실증하기 위해 추진하는 초대형 국제공동 연구개발사업이다. 태양의 에너지 발생 원리와 비슷해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프로젝트로 지난 2007년 10월 정식 기구가 발족됐다. 남궁 교수는 기구 발족 2년이 되는 오는 10월까지 ITER 기구 경영에 대한 건전성, 효율성 등을 독립적으로 평가해 그 결과를 이사회에 직접 보고하게 된다. 남궁 교수는 이달 말까지 구체적인 평가 일정과 인력, 비용 등 구체적인 업무이행 계획서를 제출하고 내달부터 10월까지 본부 및 회원국 전담기관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한 뒤 제5차 ITER 이사회 개최 2주 전인 11월 초까지는 최종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는 “평가기구를 만들고 보고서를 쓰는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적인 평가기간이 3개월에 불과하다”면서 “매우 ‘터프(tough)’한 작업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남궁 교수가 ITER 초대 경영평가관으로 선임된 것은 포항 방사광가속기 건설 및 운영을 비롯해 차세대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건설과 ITER 기구 발족 등 그동안 가속기ㆍ핵융합연구분야에서 꾸준히 공헌해온 점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게 과학기술계의 평가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 테네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남궁 교수는 1988년부터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포항가속기연구소장을 지내는 등 가속기 및 플라즈마 물리학 분야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월 정년퇴임한 후에도 포항가속기연구소 상임고문을 맡아 최근까지 성능향상 프로젝트를 이끄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남궁 교수는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ITER 기구와 회원국 전담기관의 경영평가를 실시해 ITER 사업의 성공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