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원 LIG 회장 옥중 메시지 "달은 져도 하늘 안떠나"

매각 결정 망설이고 망설였지만 CP투자자 피해보상이 최우선
어떠한 희생·어려움도 감수할 것


"달이 진다고 하늘을 떠나지는 않는다는 말처럼 저는 영원한 LIG손해보험 가족의 일원입니다."

77살로 재계 산증인 가운데 한 명인 구자원(사진) LIG그룹 회장이 좁은 감옥에서 LIG 손해보험 매각을 결정한 뒤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 전문 가운데 일부다. 범LG가의 일원으로 재계의 부침과 성장을 봐온 구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보낸 A4 1장 분량의 메시지 전문에는 'LIG그룹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실려 있었다.

구 회장은 메시지에서 "인생은 흐르는 강물과도 같다고 합니다. 순리대로 흐르던 제 인생의 강물이 바다에 다다르는 마지막 길목에서 예기치 않게 큰 웅덩이를 만났습니다"라고 서두를 시작했다. 그는 이어 "결코 비켜 흐를 수도 없고 이 웅덩이를 채우지 않고서는 앞으로 더 흘러갈 수도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라며 그간의 고뇌를 털어놓았다.

구 회장은 "좁은 방에 혼자 않아 많은 날을 보내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깊은 고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라며 LIG손해보험 매각 결정까지 망설이고 또 망설이는 깊은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CP 투자자 피해보상을 마무리 짓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LIG 손해보험 매각이 최선이라는 의미인 셈이다.

임직원들에게 죄송스럽다고 밝힌 그는 하지만 LIG가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것을 밝혔다.

그는 "지분매각 과정에서 저에게 요구되는 어떠한 희생과 어려움도 감수하겠다"며 "(매각 과정에서) LIG가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고 장자로서의 사명과 책임을 다하며 임직원 고용승계를 포함한 임직원 피해는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회장으로서 다짐을 피력했다.

그는 끝 문장을 "비록 몸은 회사를 떠나더라도 LIG손해보험 가족의 일원으로 회사와 여러분의 발전을 위해 기도하고 응원해나갈 것"이라고 매듭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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