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벌 '기업규제완화' 요구 정면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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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벌의 기업규제 완화 요구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 정부와 재벌간 마찰이 증폭되고 있다.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의 기업규제 완화와 관련, 9일 "출자총액제한과 30대 기업집단지정 제도 변경은 현시점에서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재벌들이 비핵심 분야의 계열사를 신설하고 순환출자액을 늘리는 등 IMF 이전상황으로 회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공정거래법상의 재벌 규제정책을 수정할 뜻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기업규제 일부를 완화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재벌의 경제력집중억제와 선단식 경영 방지를 위한 '5+3'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며 "재벌의 위기는 해당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출자총액 초과분 해소를 위한 주식매각 규모는 약 4조~4조5,000억원으로 우리 증시의 일일 거래규모(2조∼3조5,000억원)를 감안하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3월 시한까지 출자총액 초과분을 해소하지 못하는 기업집단은 법에 따라 제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경제5단체는 공동으로 60여개 규제완화 대상을 선정,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또 전경련은 10일 열리는 정례회장단회의에서 규제완화, 대규모 기업집단제도 폐지 등에 대해 사무국의 보고를 토대로 현안을 논의한 뒤 오는 16일 정ㆍ재계 간담회를 거쳐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권구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