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 또 한번 인사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전군표 국세청장이 부임하자 곧바로 고참 국장급 인사들이 퇴직 의사를 밝히고 나섰으며 오는 8월 중에는 대규모의 일반직 인사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20일 국세청에 따르면 전 신임 청장 체제가 들어서자마자 고참 국장 2명이 명예퇴직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전 청장의 행시기수인 20회 이내인 인사들로 국세청 안팎에서는 이들의 사의표명을 신호탄으로 고참 국장들의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 청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고위공무원단제도가 시행된 만큼 선배들의 거취는 본인들 스스로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한 바 있다.
고참급 국장들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주성 전 청장의 사표 직후 단행됐던 과장급 이상의 대규모 인사에 이어 또 한차례의 간부 인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후임 국세청 차장으로 한상률 서울청장이 승진하는 것으로 사실상 결정된 것과 맞물려 인사의 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간부 인사에 이어 다음달에는 일반 직원들에 대한 큰 폭의 인사도 기다리고 있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현재 직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다음달 중에는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청장도 취임사에서 “학연과 지연으로부터 자유로운 만큼 임용구분이나 나이ㆍ지연ㆍ학연 등을 타파해 이른 시일 내 발탁 인사를 실시하겠다”며 “9급이나 8급에서 출발하더라도 최고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는 길을 반드시 열어가겠다”고 천명했었다. 현행 국세청 인사시스템으로는 1계급 승진에 9~10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8~9급부터 공직생활을 시작한 97%에 달하는 일반공채 직원들의 경우 고위직으로 승진하기란 희박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