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 10곳 중 9곳이 올해 보수적 자금 운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면서 공격적 자금운용보다는 재무건전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3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자금운용 방안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단기 유동자금 확보 위주의 보수적 운용’이라는 기업이 93%에 달했다. 반면 주식ㆍ파생상품 등 공격적인 자금 운용을 하겠다는 대답은 7%에 그쳤다.

보수적인 자금 운용을 계획하는 이유로 59.9%가 '경제 불확실성 상존'을 꼽았고 이어 '재무 건전성 확보'(30.8%) 등을 들었다.

아울러 상당수 제조업체들은 부동산 실물자산과 주식, 파생상품 등의 손실발생이 가능한 금융자산을 줄여나갈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부동산 등 실물자산 비중을 지난해보다 확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64%는 줄인다고 답했고 주식, 파생상품 등 금융자산도 87.3%가 줄이겠다고 답했다. 현재 부채비율 수준에 대해선 응답기업의 26%가 목표치보다 높다고 답했다.

제조업체들은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한 정책과제로 ‘정책자금 확대’(44.7%), ‘신용보증 규모 확대’(15.7%), ‘총액대출한도 확대’(12.6%), ‘주식ㆍ회사채 등 직접금융 활성화’(11.7%), ‘담보 위주의 대출 관행 개선’(10.7%), ‘금융기관의 불공정 행위 개선’(3.6%) 등을 차례로 꼽았다. 특히 금융기관에서 자금조달 시 개선사항으로 ‘대출금리’(49.3%), ‘담보 및 보증요구’(21.3%), ‘대출한도’(12%), ‘대출심사’(9.7%) 등을 차례로 지적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기업 심리가 많이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을뿐더러 보수적 자금운용계획을 세워 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정책자금 지원 강화, 신용보증 규모 확대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