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종합저축(만능통장) 유치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은행들이 도를 넘는 마케팅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유치실적이 상대적으로 뒤처진 은행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이 같은 마케팅은 판매 우위에 있는 은행들을 자극해 과열바람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A은행은 서울에 있는 한 대형 쇼핑몰에서 2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할 경우 최초 불입금 2만원을 넣어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 은행은 또 지점에 근무하는 행원들에게 1인당 500좌의 할당량을 배정해 예금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은행 지점의 한 관계자는 "다른 은행도 200~300좌 한다는 얘기는 들었고 행원입장에서 당연히 예금유치를 해야 하지만 500좌 이상 배정한 것은 너무 과도하다"며 "할당량을 어떻게 채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B은행도 최근 8영업일 만에 30만좌 이상을 늘리면서 과열 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 은행은 지점은 물론 본점 부서에도 할당량을 배정해 부서장들이 직접 통장유치에 나서면서 본연의 업무가 뒤로 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몇몇 은행은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경우 경영평가 때 반영하는 점수 가중치를 다른 상품에 비해 2~3배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행원들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부의 소득공제 대상 확정 이후에도 이에 대한 설명을 전혀 하지 않아 불완전 판매의 불씨를 남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해양부가 과당경쟁 자체요청을 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는 셈이다. 일부 은행들이 이처럼 무리수를 두자 판매 우위에 있던 은행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은행의 한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의 유치노력을 앉아서 지켜볼 수만은 없는 처지"라며 "만약 이 같은 판촉이 계속된다면 이에 버금가는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쏠림경영과 지나친 경쟁을 막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이 경영평가 점수 실태파악 등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구두경고를 했지만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경영평가에 반영되는 비율 등을 조사하고 과당영업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