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조 클럽] 비가격 경쟁력 높여 환율효과 이후 대비

LG전자

LG전자는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전시회 MWC 2009에서 휴대폰 전략 제품들을 선보이고 호평을 받았다.

LG전자는 올해 원달러 환율효과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급락할 것으로 보고 비(非)가격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사내방송으로 긴급메시지를 전달했다. 남 부회장은 “TV 수요는 유지되고 있는데, 어떤 곳은 반토막씩 가격이 떨어지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일본 기업들이 인력을 줄이고 라인을 멈추고 있지만 우리는 환율 효과로 버티고 있다. 지난 1년간 원화 값은 엔화 대비 50%, 유로화 대비 30% 내렸으니 한국 기업들이 그만큼 더 버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환율 수혜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 시기에 일본보다 공격적으로 나가지 않으면 우리도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비가격 경쟁력 강화 성공 여부가 환율 효과 마감 후 LG전자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는 품질, 디자인, 마케팅 등 가격 외 경쟁력 강화책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에어컨 사업본부에 글로벌 품질보증팀을 신설하는 등 품질 관리를 위한 대대적인 재정비에 나섰다. 또 TV와 핸드폰 등 주력 상품 테스트를 강화하고 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에는 선행 품질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 관리 시스템 정착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자인 분야도 적극 관리하기로 했다. 최근 역삼동에 있던 디자인센터를 서초 R&D 캠퍼스로 이동시켜 디자인과 R&D의 결합을 시도 중이다. LG전자는 디자인 분야에 대한 투자 금액도 확대할 방침이다. 그런가 하면 정확도 높은 SCM(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수요ㆍ공급 관리에 나섰다. 세계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재고 비용을 7,000억~1조원 가량 줄이는 한편 정확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점유율 확대를 시도하기로 했다. 이런 LG전자의 노력에는 특히 경기 침체기를 오히려 승부처로 삼아야 한다는 CEO의 철학이 깔려 있다. 남 부회장은 임직원에 보낸 올해 첫 메시지에서 “지금의 경기침체는 승자와 패자가 분명히 갈리는 시기”라며 “승자가 되기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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