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 조각작품에 빠져 보세요"

佛거장 부르주아 20일부터 국제갤러리서 회고전


사간동 국제갤러리가 신관 개관을 기념하며 프랑스출신 거장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ㆍ96)의 대규모 회고전을 20일부터 연다. 240여평의 새로운 전시공간에 선 보일 작품은 1940년대 초기작부터 2006년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추상 조각을 망라했다. 루이스 부르주아는 수학과 기하학을 전공한 후 예술가의 길로 들어선 여류 조각가로 1940년대부터 작업을 시작, 70년대 말부터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으며 대가로 발돋움 했다. 실제 그의 작품이 미술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이후부터였다. 그의 작품은 원시미술ㆍ초현실주의ㆍ추상표현주의ㆍ실존주의 등 20세기에 나타난 굵직한 미술사조에 영향을 받았지만 어떤 양식이나 범주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부르주아 만의 강한 독자성을 지니고 있다. 그는 82년 뉴욕 근대 미술관(MoMA)에서 여성으로는 최초로 회고전을 열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기 시작했고,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황금 사자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업에는 어릴 때 불륜을 저지르면서도 당당했던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현명하게 대처했던 어머니를 향한 연민이 녹아있다. 부르주아는 "어린시절 겪었던 아버지에 대한 증오, 어머니에 대한 사랑 등은 나를 작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든 예술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전시에는 추상에 가까운 형태의 인물상과 신체의 부분을 에로틱한 형상으로 표현한 조각, 손바느질한 천 조각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결혼 후 미국으로 이주한 후 프랑스에 두고 온 가족과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상징적으로 재현한 인물상 '삼미신' '코요테' 등과 아버지의 외도를 어린 소녀가 엿보는 모습을 형상화 한 '셀 (Cell Ⅷ)' 과 '출구 없음(No Exit) 등 설치작품까지 20여점이 선보인다. 루이스 부르주아는 10년전 국립현대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가졌으며,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세번째 전시로 국내에도 애호가들이 많다. 삼성미술관 리움, 신세계 등이 대표적인 컬렉터로 부르주아의 대표작 '청동거미' 등을 소장ㆍ전시하고 있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 (02)733-8449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