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인은 누구인가」라는 화두에 대한 외국인들의 저서가 우리의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랑스의 위대한 역사가 페르낭 브로델은 한나라의 국민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적으로 변화하는 외면적 측면보다도 변화하지 않는 내면적 의식측면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내면적 의식구조가 일상생활을 결정짓는 주요인이기 때문이다.19세기말 서구의 선교사, 여행가, 왕의 고문관 등이 한국 국민성에 대해 기술한 서적들이 있다. 미국인 교육자 호머 헐벗은 「한국인의 국민성은 중국인과 일본인의 중간형으로 이들의 장점인 냉정한 합리주의와 열정적 감정주의를 고루 갖추고 있으며 앵글로 색슨족의 그것과 같다」라고 칭찬하고 있다. 고종의 고문관이었던 미국인 윌리엄 샌즈는 「한국인은 절제있는 통치자와 관리, 정직한 정부하에서는 훌륭한 국민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위정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랑스의 선교사인 샤르르 달레는 한국인의 장점은 인류애의 존중 손님 환대 강인성과 용기 등이며 단점은 남녀간의 풍기문란 경제윤리 부재 완고함과 조급함 폭음 가십벽 모임에서 큰소리로 말하는 것 등 이라고 지적했다.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 영국인 마이클 브린의 저서 「한국인을 말한다」와 일본인 이케하라 마모루의 「한국·한국인 비판」은 우리 국민성을 돌아보는데 일조가 되는 것 같다.
한국에서 「더 타임스」기자로 15년을 보낸 마이클 브린은 『한국인들은 서정적이며 숭고함을 사랑한다는 점에서 아일랜드인과 흡사하며 격렬한 감정과 절제된 예술감각, 정신적 건강함과 가족에 헌신적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생존강박관념, 질서의식의 결여, 공격적 성품, 외국인 배척과 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케하라 마모루 역시 『한국 국민성은 두뇌의 우수성, 인정 많음 등의 장점이 있으나 염치결여, 입으로만 찾는 의리, 망나니로 키우는 가정교육, 책임회피와 변명, 폭탄주, 공중도덕과 교통법규준수 결여』라고 말했다. 특히 사회생활의 골격인 도덕과 질서가 바로 잡히지 않는한 한·일 간의 격차는 앞으로 100년이상 더욱 벌어지리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던지고 있다.
국민성의 성숙도는 이해시키려는 용기와 이해하려는 배려의 균형상태다. 우리가 21세기를 문명과 문화의 국가로 이끌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의 해답은 오늘 가정과 사회가 우리를 아는 외국인들의 진단에 배려를 하느냐 않느냐에 달려 있다.
마지막으로 브린과 이케하라가 그들의 저서에서 「독도는 분명한 한국 영토」라고 기술한 것은 흥미를 끄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