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이어 모바일까지 외산게임에 시장 내주나

5월 롤 등 외산이 47% 장악… 시장점유율 2년째 과반 육박
국내업체 투자위축·철수 잇따라
넷마블 '레이븐' 등 선방 불구 모바일도 물량공세에 먹힐 우려
몸집 키워 글로벌업체와 맞서야

139주연속 1위를 기록 중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글로벌 대형 게임에 의해 30개월 가까이 넘게 완전히 장악됐다. 문제는 한창 성장 중인 모바일게임 산업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산 게임의 대규모 유입은 곧 국내 업체의 투자 위축 등의 문제를 가져오는데, 글로벌 업체에 대항하기 위해선 국내 업계의 몸집 불리기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리서치 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롤)'의 지난 5월 PC방 점유율은 39.8%를 기록해 139주 연속으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특히 롤은 지난 29개월간 점유율 30% 이상을 줄곧 유지한 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게임업계의 유일무이한 기록이다.

그밖에 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3, 워크래프트3 등 외산게임의 지난달 점유율은 47%로 과반에 육박했다. 40%를 넘나드는 외산게임 총 점유율은 이미 2년 전부터 지속 돼 온 현상이다.

외산 게임이 시장을 지배하다 보니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선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 게임사도 속속 온라인게임 시장서 철수하는 중이다. 엔씨소프트도 신작 온라인게임 '프로젝트 혼(HON)'의 개발을 지난 달 중단했다. 불확실한 온라인게임 시장보다 모바일게임으로 투자를 돌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엔씨소프트는 판단했다.

아직 국내 업체 위주인 모바일 시장도 외산게임에 점령당하는 건 시간문제란 얘기도 업계서 나온다. 실제 글로벌 히트작인 '클래시오브클랜'은 구글플레이 기준으로 지난 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1위를 차지, 결국 온라인·모바일게임 시장 모두 외산 게임에 장악당한 바 있다.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 상위권에 포진한 '탑오브탱커'나 '뮤 오리진'의 경우 국내 게임사가 유통하지만 사실 중국에서 개발된 중국 게임이다.

아직은 모바일게임 시장은 국내 대형사 위주로 글로벌 대형 게임에 수성(守城)하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출시한 넷마블의 '레이븐'은 지난 해 말부터 독주해온 클래시오브클랜을 순위서 내리고 6월 현재 매출 기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글로벌 게임사에 의해 국내 모바일 시장도 언제든지 온라인 시장처럼 장악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때문에 모바일게임 업계선 최근 업체들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짧은 게임 주기와 수많은 모바일게임 경쟁 특성상 마케팅 물량이 모바일 시장에서 필요한데, 글로벌 대형사의 물량 공세에 대응하려면 그만큼 몸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큰 자본이 뒷받침 돼야 모바일시장서 살아남을 수 있는데, 아직 업계는 글로벌게임사에 비해 많이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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