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재무구조개선] 상반기 마무리 대책분주

5대 그룹이 지난해 12월 주채권은행과 맺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대폭 수정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실무작업에 들어갔다.특히 5대 그룹은 당초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던 계열사매각이나 통폐합, 청산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가급적 상반기에 마무리짓기 위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5대 그룹이 갑자기 바빠진 것은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금융감독위원회의 태도가 갑자기 강경해졌기 때문이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지난 3일 전경련 세미나에서 『5대 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이 너무 안이하게 돼있어 구조조정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고 뒤이어 5일엔 금감위가 은행권 여신담당 임원을 소집, 하반기에 몰려있는 5대그룹의 계열사정리·부채감축·외자유치·자산매각등 계획을 상반기로 앞당기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사실 5대 그룹은 이런 분위기 변화를 일찌감치 알아차린 것으로 보인다. 김태구(金泰球)대우 구조조정본부사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분사나 매각·통폐합·외자유치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있다』며 『당초 금융권과 약속한 일정보다 빨리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5대 그룹은 구조조정 시기를 앞당기는 문제에 대해 「가급적 상반기에 마무리한다」는 원칙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대우의 41개 계열사를 10개로 줄이는 작업은 대단히 방대하고 모두 상대방이 있는 것들이어서 우리측 의지만으로 일정을 앞당기기는 어렵다』던 金대우사장의 말처럼 미래를 낙관하기는 쉽지않다. 구조조정 방법에 대한 금감위의 불만을 어떻게 수용하느냐도 관심이다. 금감위는 『대부분 그룹이 외자유치나 계약사 매각, 증자 등 질적인 구조조정은 외면한 채 현물출자나 계열사간 자산매각, 자산재평가 등 눈가림식으로 부채비율을 줄이는데만 열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李위원장은 아예 『아깝고 값나가는 것을 매각하라. 아깝고 비싼 것을 껴안고 가다가는 재무정상화가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5대 그룹은 『이런 금감위의 지침을 그대로 따르기엔 현실적 한계가 많다』고 항변하면서도 주채권은행을 통한 압박이 예사롭지 않음을 감안, 은행권과 협의과정에서 대부분 수용하게될 것으로 보고있다. 【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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