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무선통신기기, 일반기계 등 주력 상품의수출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우리 수출상품구조가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성)의 `수출상품 구조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따르면 우리 수출상품구조는 무역특화지수의 상승, 10대 수출품목중 경공업 제품 감소, 범용 가전제품 감소 등 선진국형으로 고도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경쟁력지표로 쓰이는 무역특화지수를 봐도 지난 2000년 0.04였던 전산업지수가 올해 1-7월 0.07로 높아졌다.
무역특화지수(수출-수입/수출+수입)는 `1'에 가까울수록 경쟁력이 있음을, `-1'에 가까울수록 경쟁력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업종별 무역특화지수를 보면 컴퓨터는 지난 2000년 0.30에서 올 1-7월 0.50으로,무선통신기기는 0.63에서 0.82로, 일반기계는 -0.19에서 0.03으로 각각 상승했으며자동차(0.95→0.90), 반도체(0.13→0.05), 선박(0.86→0.83), 가전(0.62→0.59) 등의 경우 소폭 떨어졌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또 올해 1-9월 10대 수출품목과 비교할 때 90년 10대 품목 중 신발류 등 6개, 95년 10대 품목 중 컬러TV 등 4개, 2000년 10대 품목 중 열전자관 등 2개가 각각 빠졌으며, 탈락 품목 대부분이 경공업이나 범용 가전제품이어서 수출상품 구조의 선진화를 보여줬다.
이같은 수출구조 선진화는 9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산업구조 재편과 기술 발달에맞춰 국내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노동집약적 제품의 국내 생산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우리 수출구조가 어느 정도 선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경쟁 격화 ▲높은 수입유발효과 ▲일부 품목 편중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중국과의 경쟁 측면을 보면 한.중 양국의 10대 수출품목 가운데 중복되는것이 지난 2000년 2개(컴퓨터.컴퓨터부품)에서 올해 1-8월에는 4개(컴퓨터.컴퓨터부품.반도체.무선통신기기)로 늘어나 향후 이들 품목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강화될 경우 우리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수출-수입 상관계수가 90년대 평균 0.545에서 2000년 이후 0.842로 높아진반면 경제성장률-수입 상관계수는 0.922에서 0.609로 낮아져, 수출의 수입유발 효과는 커진 대신 내수진작 효과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95년 40.9%에서 2000년 47.9%,올해 1-9월 49.3%로 계속 상승하는 추세인데다 10대 품목 중 5개가 IT쪽이어서, 수출 편중도도 너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최근 우리나라의 해외 투자가 중국 등 개도국에 집중됨에 따라 향후이들 해외 법인의 생산이 본격화될 경우 우리의 수출을 대체하거나 역수입이 급증하는 이른바 `부메랑 현상'이 가시화돼 국내 제조업 공동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원천기술개발지원 ▲부품소재기업자금지원 확대 ▲부품소재 광역클러스터 구축 등을 통해 부품소재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아울러 ▲국내기업활동여건 개선 ▲신산업육성 지원 등으로 제조업공동화를 피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확대하고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진출도 적극적으로 늘려 수출시장 다변화 기반도 확충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상의 관계자는 "우리 수출구조가 선진화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면서"그러나 현재 수출이 호조라고 해도 수출구조 고도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