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어렵게 합의해놓고도 처리하지 못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6월 임시국회 처리가 또다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오는 7월2~3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이미 대선정국에 접어들었고 열린우리당 탈당과 신당 창당, 통합논의 등으로 정국이 어수선해 처리 전망은 밝지 않다.
일단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되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처리되는 것은 무산됐다.
개정안이 이번 회기에 처리되려면 29일 열리는 마지막 법제사법위원회 5일 전인 24일 상임위를 통과해야 하지만 주말과 휴일을 앞둔 22일까지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개정안을 상임위 전체회의에 상정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이번 회기에 처리될 수 있는 방법은 여야 정당들이 극적으로 개정안 처리에 합의, 본회의 직전이라도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하거나 의장이 직권으로 상정 처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 정국이 4월 임시국회 때보다 나아지지 않아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달아오르고 있는 대선정국과 개혁을 둘러싼 갈등 등을 고려하면 상황이 오히려 나빠진 측면도 많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등에는 아직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4월 임시국회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한 것은 개정안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정당별 입장에 따라 국민연금법 처리를 사학법과 로스쿨법 등 쟁점 법안과 연계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각 정당이 시급한 민생법안인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다른 쟁점 법안들과 연계하지 않는다는 결정만 내린다면 정당 간 합의에 의해서든, 의장 직권상정을 통해서든 얼마든지 처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번에 처리되지 못하면 대선정국과 총선 등으로 앞으로 상당 기간 국민연금법 개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와 더불어 여야가 합의했던 민생법안 처리를 무산시킨 책임을 떠안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정당들이 개정안 처리에 동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애초 개정안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처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 합의가 이뤄진 사안인 만큼 정치적 합의를 통해 꼭 처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