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들쭉날쭉… 알 수 없는 여론조사

휴대폰 사용자 포함 여부따라 조사기관마다 순위 바뀌어

나경원과 박원순 중 누가 역전했나. 여론조사마다 순위가 뒤바뀌면서 정확성 논란이 불붙고 있다. 특히 그동안 여론조사의 주대상이던 집전화 사용자 외에 휴대폰 사용자를 조사 대상에 넣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의 지지도는 조사기관마다 순위가 뒤바뀌었다.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이 지난 19일 유선전화를 사용하는 서울시민 1,0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RDD) 실시한 조사에서 나 후보는 47.7%로 37.6%의 지지를 얻은 박 후보를 10%포인트 차로 앞섰다. 오차범위(±3.1%포인트)를 넘는 수치다. 그러나 같은 날 미디어리서치가 휴대폰과 유선전화를 사용하는 서울시민 1,000명을 무작위로 선정, 실시한 조사에서는 거꾸로 박 후보 43.5%, 나 후보 41.4%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안이기는 하나 박 후보에 대한 지지가 크게 오른 모습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원장에 대한 지지율도 들쭉날쭉하다. KBSㆍMBCㆍSBS 등 방송3사가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TNS코리아와 16~17일 서울시민 1,000명을 상대로 한 지지도 조사에서 안 원장은 44.2%를 얻어 박 전 대표(36.4%)를 7.8%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이 기간 코리아리서치가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물었을 때는 거꾸로 박 전 대표(34%)가 안철수 원장(14%)보다 20%포인트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 같은 차이는 조사방법에서 기인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두 조사에 모두 참여한 코리아리서치의 원성훈 이사는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휴대폰 사용자를 포함했는지 여부가 다른 결과를 낳은 것 같다"면서 "방송3사 조사에서는 임의로 생성한 집전화번호(RDD) 500명분과 휴대폰번호 500명분을 대상으로 했고 동아일보 조사에서는 임의로 생성한 집전화 사용자 1,000명에게 물었는데 상대적으로 휴대폰 사용자 가운데 젊은 진보층이 많다"고 설명했다. 젊은 층이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안 원장의 지지율이 높아진 것이다. 기존의 여론조사 대상은 주로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집전화번호를 기준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전화번호부에 등재되지 않은 가구가 60%가량이나 된다. 이 때문에 최근 여론조사기관들은 집전화번호를 임의로 생성해 비등재가구와 휴대폰도 포함시키고 있다. 하지만 휴대폰 사용자는 집전화 사용 여부와 거주지를 미리 파악할 수 없어 정확성이 떨어진다. 원 이사는 "현재로서는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집전화와 실리지 않은 집전화, 휴대폰을 일정 비율로 포함시키는 게 가장 정확하다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어떤 비율로 할지 기준을 잡지는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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